[충청투데이·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공동캠페인 '러브 투게더' 26 엄마의 꿈 - 1편]
심리치료 받지만… 엄마는 걱정
엄마도 암 수술 후 건강 악화
투병 보다 힘든 건 죄책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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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도연(11·가명)가 이상증세를 보인 것은 2년 전 겨울. 엄마 이 씨가 한창 유방암 투병 중으로 항암치료를 받던 시기다.

맞벌이 부모 탓에 조부모와 오랜 시간을 보냈던 도연이와 지연(9·가명)이 남매는 늘 외로웠다. 부모 관심과 사랑 속에 근심 걱정 없이 자라야 할 남매의 유년시절의 기억은 고성과 욕설뿐이다. 지난해 돌아가신 할아버지는 술 없이 사는 날이 없었고, 가장이었던 할머니는 그런 할아버지의 모습이 언제나 불만이었다.

가부장적이고 고집이 셌던 할아버지는 할머니의 불만을 본인에 대한 무시로 받아들였다. 조부모는 하루가 멀다 하고 싸웠다. 어린 도연이는 무서웠다. 도망치고 싶었다.

수년을 불안에 떨어왔던 도연이는 그렇게 본인도 의식하지 못하는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특별한 원인도, 고정적 주기도 없이 무분별하게 머리와 어깨를 흔들고 눈을 깜빡이는 틱 장애 증상이 나타난 것이다.

틱이란 갑작스럽고 빠르며 반복적, 비율동적, 상동적인 움직임이나 소리를 말한다. 아이들에게 주로 나타나며 심리적 요인이 큰 질병에 속한다.

엄마 이 씨는 도연이 역시 스트레스가 원인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새 학기가 시작되며 새로운 환경에 노출돼 정서가 불안하자 증상이 더욱 악화됐다고 설명한다. 아동복지센터에서 심리치료를 꾸준히 받고 있지만 성인이 돼서도 치료가 되지 않을 수 있어 엄마는 늘 고민이다.

같은 해 유방암 수술을 받은 이 씨의 건강 역시 위태로운 상황에서 아들 도연이에게 장애가 발생하자 엄마의 죄책감을 커져만 간다. 조금만 더 사랑을 줬더라면. 조금만 더 관심을 쏟았더라면….

도연이가 더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부모로서 맡은 바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의 짐이 이 씨를 짓누른다.

이 씨는 “처음엔 시부모님을 원망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은 부모인 내 책임이 크고, 나 또한 도연이를 내 기준, 내 속도에 맞추도록 강요해왔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아이의 틱이 치료돼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하는 것이 가장 큰 소원”이라고 호소했다.

<29일자 2편 계속>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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