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종합운동장이 신축 야구장 부지로 선정되자 불필요한 시민갈등과 행정력 낭비를 초래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후보시절 현 구장이 위치한 한밭종합운동장 에 베이스볼 드림파크를 짓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그는 당선 이후에도 그 기조를 유지했다. 하지만 명확한 설명 없이 후보군을 5개 자치구로 확대하고 용역을 진행해 혼란을 자초했다. 이 과정에서 중구의원들은 삭발투쟁에 나서고, 동구 비서실장은 단식을 벌이는 등 격한 유치전이 벌어졌다.
허 시장은 "대전의 미래와 발전을 위한 최적의 장소로 정했으니 시의 결정을 수용해 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피력했다. 주민 갈등을 우려한 호소로 읽힌다. 허 시장은 용역결과 발표에 앞서 구청장들과 만나 화합을 다졌다는 후문이다. 이 자리에서 구청장들은 용역점수를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용역점수 공개에 따른 파장을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시는 주민 갈등을 증폭시킨 책임을 통감하고 속히 갈등 봉합에 나서야 한다. 유치경쟁에 뛰어든 자치구도 대승적 차원에서 결과에 승복하고 상생방안을 도모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낙후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취지에서 여러 자치구들이 야구장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아쉬움은 뒤로하고 원도심 살리기에 한층 더 분발했으면 한다. 시는 탈락한 자치구의 현안사업을 면밀히 살펴보고 지원책을 강구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