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구입 행태·변화 조사
오프라인 시장 대체로 감소
전통시장·골목상권 압도적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 43세 주부 김 모 씨는 매주 주말 전통시장을 방문해 식품을 구매했다. 대형마트보다 값이 싸고, 수산물, 고기 할 것 없이 물건도 여러 가지 있기 때문이다. 최근 김 씨는 전통시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멈추고 온라인 구매를 이용하고 있다. 미세먼지·초미세먼지 주의 발령이 잦아 외출을 줄이고, 나가서 장 보고 무거운 짐을 들고 돌아와야 하는 불편함 없이, 다음 날 먹을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밤까지 주문해놓으면 다음날 새벽까지 집 앞으로 식품을 배달해주는 새벽 배송을 주로 이용한다. 김 씨는 “외출 자체를 꺼리게 만드는 미세먼지로 인해 전통시장 방문을 줄이고 있다”면서 “온라인으로 식품을 구매하면 가격도 전통시장만큼 저렴하고 신선식품의 새벽 배송으로 삶이 편리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온라인의 공습과 외출 자체를 꺼리게 만드는 미세먼지로 전통시장이 설 곳을 잃고 있다. 전년에 비해 기업형 슈퍼마켓, 아웃렛, 백화점 등 대부분의 오프라인 채널이 하락한 가운데 전통·재래시장, 상점·노점 등 골목상권의 하락폭이 크게 나타났다.

소비자 조사 전문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와 한양대학교 유통연구센터가 20일 공개한 '주례 상품구입 행태 및 변화 추적조사(매주 500명)'를 보면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12개 오프라인 채널(기업형 슈퍼마켓, 대형마트, 동네 슈퍼마켓, 상점·노점, 백화점, 복합쇼핑몰, 복합 브랜드 전문매장, 단일 브랜드 매장, 아웃렛, 전통·재래시장, 편의점, 회원 직접 판매·방판) 중 대형마트의 이용 경험이 79%로 가장 높았다.

편의점 69%, 동네 슈퍼마켓 52%, 단일 브랜드 매장이 44%로 뒤를 따랐다. 전통·재래시장과 기업형 슈퍼마켓은 각각 37%, 백화점 28%, 아웃렛 26%, 상점·노점과 복합 브랜드 전문매장은 각각 22%였다.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오프라인 쇼핑채널의 이용 경험은 대부분 감소했다. 특히 전통·재래시장과 상점·노점 등 골목상권 관련 채널의 하락폭(2%p)이 컸다. 전통·재래시장은 30~40대 여성·전업주부의 하락폭이 5%p로 가장 컸으며, 가장 많이 이용하는 60대 이상도 58%에서 55%로 3%p나 줄었다.

골목상권에 대한 다양한 직·간접 지원정책의 효과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전통시장의 한 상인은 “온라인으로 물건을 사다 보면 전통시장에서 안 사는 게 당연하다”면서 “요즘엔 온라인을 넘어서 휴대폰으로 구매해 굳이 안 나와도 스마트폰으로 다 의사소통하니까 전통시장을 찾아오질 않고 죽어가는 거 같다”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온라인 채널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컨슈머인사이트 연구원은 “오프라인에서 다양한 품목을 대량 구매하는 계획 쇼핑은 마트에서, 일상생활에 관련된 소량·소액 품목은 편의점으로 갈리고 있고 온라인은 그 중간영역을 장악해가고 있다”며 “골목상권의 침체는 대형마트보다는 온라인의 영향이 더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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