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서 약사 비중 가장 낮아도
‘지역적 안배’ 평가 안돼 고배

[충청투데이 윤희섭 기자] 약학대학 신설을 위한 심사 과정에서 지역별 약사인력 수급 상황 등이 고려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교육부에 따르면 18일 ‘2020학년도 약학대학 신설 1차 심사결과’를 발표하고 정부의 약학대학 정원 60명 증원계획에 따라 유치 도전장을 내민 12개 대학 중 3곳을 추려냈다. 교육 당국은 현장실사를 거쳐 이르면 이달 말, 내달 초순 경 2개교 내외를 약대 신설 대학으로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1차 심사결과 전북대, 제주대, 한림대 등 3곳이 선정됐다. 충청권에서 도전장을 던졌던 대전 을지대, 충북 유원대 등 2곳은 모두 약대 신설이 무산됐다.

현재 전국 약학대학 재학생 총 1693명 중 수도권은 848명이 재학 중이며 경상권 360명, 전라권 275명, 충청권 160명 등의 분포를 나타냈다. 충청권내 약대 재학생은 경상·전라권 대비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다. 또 약대 수에서도 지역별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서울·경기 16개교, 경상권 8개교, 전라권 6개교, 충청권 4개교로 강원권 1개교를 제외하고 가장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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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이에따라 을지대는 충청권역 인구 1000명당 약사 비중이 전국서 가장 낮다는 점을 유치 전략으로 내세웠다. 인구 1000명당 약사 비중은 전국 평균 0.66명인데 반해 충청권역은 전국에서 가장 낮은 0.62명이다. 대전지역은 현재 충남대 한곳에만 약대가 위치해 있어 앞으로 증가할 약사인력의 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약학대학 선정 1차 심사에는 이러한 ‘지역적 안배’는 평가항목으로 반영되지 않았다. 교육부 고등교육정책과 관계자는 “대학의 교육여건, 약대 발전계획 등을 고려해 선정한 것”이라며 “이번 심사의 정량·정성적 평가에 지역적 안배 차원의 점수는 따로 들어가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애초에 심사평가 항목에 들어가 있지 않았기 때문에 지역 안배 호소 전략이 먹히지 않은 것이다. 지역사회의 응원에 힘입어 유치전에 나섰던 충북 유원대도 마찬가지 결과를 받아야 했다. 유원대가 소재한 충북 영동군에서 '유원대 약대 신설 청원'을 청와대에 보내고 영동군의회도 교육부에 건의문을 발송하는 등 약대 신설에 팔 걷고 나선 바 있다.

이에대해 을지대와 유원대 모두 심사 결과에 순응했지만 지역적 안배가 고려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는 반응이다. 장기화됐던 유치전에 총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유원대 관계자는 “유치효과가 크기때문에 약대 신설의 기대가 컸던 것도 사실이다. 지역적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아 아쉬울 따름”이라고 전했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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