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나운규 기자] 대전 새 야구장이 될 베이스볼 드림파크 부지 선정을 앞두고 지역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부지 선정을 두고 대전 자치구 간 유치 경쟁이 단체 삭발과 단식 등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지역 민심이 동요하고 있고, 결과에 따른 후유증 역시 적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지역 정가에선 이번 부지 선정 결과에 따라 1년 앞으로 다가온 내년 총선은 물론, 사업 추진 기간 내내 이야기가 오르내린다면 다음 지방선거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0일 대전시와 지역 정가 등에 따르면 허태정 시장은 21일 예정된 시정 정례브리핑에서 베이스볼 드림파크 부지 선정 결과를 발표한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허 시장의 공약으로 시작된 베이스볼 드림파크는 2024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쇼핑과 문화 공간이 결합된 2만 2000석 규모의 새 야구장을 건설해 협소하고 노후화된 현재의 야구장을 대체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와 시민의 문화 욕구까지 충족시키겠다는 게 시의 구상이다.

베이스볼 드림파크를 추진한다는 데에는 대전시민의 공감대를 이끌어 냈지만, 어디에 지을 것이냐를 두고 갈등이 시작됐다. 허 시장이 고민 끝에 동구 대전역 주변, 중구 한밭종합운동장, 유성구 구암역 인근, 유성 서남부종합스포츠타운, 대덕구 신대동 등 5곳을 후보지로 확정하고 조성용역을 통해 최종 후보지를 결정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자치구 간 경쟁이 과열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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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충청투데이 DB
지역 정가에선 중구 한밭종합운동장 부지를 가장 유력하게 보고 있다. 현재 야구장이 위치해 있는 곳인 데다 허 시장 역시 새 야구장 구상 당시부터 이곳에 짓겠다고 공개적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또 중구가 최종 후보지로 선정됐을 때 다른 곳을 선정한 것과 비교해 후유증이 가장 적을 수 있다는 판단도 이같은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후유증이 적다는 것은 선출직인 허 시장에게도 그나마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유치전에 적극 뛰어들었던 동구 역시 원도심 숙원사업 중 하나인 대전역세권개발과 맞물려 있고, 인구 감소로 고민하고 있는 대덕구도 야구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황으로, 유치하지 못했을 경우 실망감도 클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지역 정가에선 이번 베이스볼 드림파크 부지 선정 파장이 내년 총선과 직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허 시장이 소속된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유치 경쟁이 뜨거웠던 만큼 최종 후보지로 선정되지 못한 자치구에선 민주당 지지층의 이탈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특히 기존 야구장이 위치한 중구로서는 대전시청과 충남도청, 경찰청, 대학까지 모두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면서 나타난 공동화 현상에 야구장까지 빼앗겼다는 여론이 형성될 수 있어 파장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역 정가 한 인사는 “이번 새 야구장 부지 선정의 파장이 가장 큰 곳이 정치권”이라며 “어떤 곳을 선정하더라고, 선정되지 않은 지역, 특히 원도심 지역의 실망감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국 지역 구민의 실망감은 내년 총선에 표로 나타날 것이고, 야구장 건설이 진행되는 내내 회자될 경우 다음 지방선거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 때문에 해당 지역구에서 출마를 준비하는 출마 예상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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