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티투어 장애인 외면
탑승 설비·저상버스 전무
市 "여행사 위탁운영 방식…현재로선 마땅한 대안 없어"

[충청투데이 이정훈 기자] 대전시티투어가 장애인들의 이동권 보장을 외면하고 있다. 대전시티투어는 장애인 할인 요금제도를 도입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투어 버스에 장애인 탑승을 위한 슬로프·리프트 설치나 저상버스를 운영하지 않고 있어 장애인들의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1999년부터 관광객 유치를 위해 대전시티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시티투어 버스는 테마형과 광역을 순환하는 버스 각 1대, 대전 순환형코스 6대, 대청호 버스 2대 등 총 10대가 운영중이다. 이 가운데 시는 장애인과 노약자 등 이용활성화를 위해 할인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용요금 할인제도가 있어도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은 실제 혜택을 누릴 수 없다. 시티투어에 운영되는 버스 중 장애인들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리프트 등이 설치된 버스나 저상버스가 단 한 대도 없기 때문이다.

앞서 2012년 국가인권위원회는 시티투어에 장애인 탑승설비를 미설치한 것은 장애인 차별행위라며 시정권고를 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대전시는 장애인을 위한 버스개선을 하지 않고 있는 것. 더욱이 시는 장애인과 노약자 등 교통약자가 시내버스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3문 저상 시내버스’까지 도입했지만, 대전시티투어에 대한 개편이나 시설확충 등은 논의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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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대전시 블로그 캡처
타 지자체의 경우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해 시티투어 버스에 대한 저상버스 도입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말 ‘오산·수원·화성 장애인차별 시티투어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시티투어 버스에 대한 휠체어 이용 장애인 접근성 보장을 촉구한 뒤, 저상버스 도입을 약속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시는 시티투어 버스에 장애인을 위한 저상버스 도입, 시설설치 등은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대전시티투어에 활용되는 버스는 시에서 직접 버스를 구매하고 소유하는 형태가 아니라 여행사에 위탁을 통해 운영하는 방식”이라며 “현재로서 마땅한 대안은 없고 현재 저상버스 등의 도입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전문가들은 장애인에 대한 차별적 행위로 간주하며 접근성 보장이 반드시 이뤄져아 한다고 강조했다.

송희성 한국장애인노동연구소 대표는 “장애인들의 여러 문제를 거론할 때 가장먼저 편의시설에 대한 이동권 해결이 기본적이다. 대전시티투어는 장애인들의 사회적참여를 막고 있는 형국”이라며 “장애인은 시티투어에서 항상 배제돼 왔다. 적극적으로 차별을 해소하고 권리 증진에 앞장서야 할 지자체는 위탁운영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방조하고 있는 꼴”이라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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