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유교문화원이 우여곡절 끝에 논산에 들어선다. 대전·세종·충남·충북에 산재한 유교 관련 유·무형 자료와 유물을 체계적으로 수집·연구하며 교육역할도 맡는다.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사업의 핵심시설이다. 첫 논의를 시작한지 무려 10년만이다. 영남 유교문화권에 비해 지지부진한 충청유교문화의 현실이 안타깝다.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사업이 뒤늦게나마 물꼬를 트게 돼 위안을 삼아야 할 처지다.

유학은 조선 중기 이후 기호학파-영남학파로 양분할 수 있다. 기호학파의 근거지가 충청권이라는 점에서 지역 정체성에도 깊게 연관돼 있다. 충청권이 예학의 본고장, 충효예의 본향으로 인식되고 있는 연원이 여기에 있다. 당대의 사회개혁과 시대정신을 선도했던 이념 및 삶의 철학으로서의 가치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면면히 지속되는 생명력을 지녔다고 평가한다. 충청유학을 미래지향적인 문화유산으로 승화 발전 시켜야 하는 게 우리의 당면과제다.

유교문화원의 역할 및 위상에 주목한다. 충남도는 환황해 유교문화 교류와 상생 발전의 초석으로 삼는 구상을 이미 밝힌바 있다. 국제적으로 환황해권 유교 문화 교류의 핵심 센터 역할을 수행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올바른 인식이다. 문화자원의 시대적 의미를 정립하는 일, 역사 발전의 선순환적 모멘텀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 현대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 개발이 차질 없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영남 유교문화권이 2000년부터 2010년까지 국비, 지방비, 민자 등 모두 1조5208억원을 투입해 이미 유교문화 관광벨트를 구축한 것과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충청권 4개 시·도가 그토록 유교문화의 발굴 재조명 및 관광자원의 활용 등을 위해 공동 노력해 왔으나 번번이 막히고 말았다.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사업에 선정되고도 그랬다. 비로소 올해 예산안에 어렵사리 국비가 반영됐다. 표류하던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사업의 물꼬가 이제야 트였다. 내년도 예산에도 많은 국비가 반영될 수 있도록 충청권 4개 시·도가 공조를 강화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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