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운송지급 하락 여파
서비스업 경쟁력 약해

국에서 서비스를 수입해 지급한 돈(서비스 지급)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장 기간 연속 감소 행진을 이어갔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서비스 지급은 118억1390만달러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4.0% 감소했다. 서비스 지급은 작년 9월 이래 쭉 마이너스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는 2009년 1월∼10월 이후 최장 기간 연속 감소 행진이다.

서비스 지급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여행지급, 운송지급이 감소한 여파가 컸다. 여행지급은 작년 9월부터 쭉 감소하고 있다. 해외 여행객이 증가하고 있지만 예전보다 증가율은 둔화했고 1인당 해외여행 씀씀이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저가 항공이 늘어나고 항공·숙소 등 가격 비교 사이트가 활성화하며 싸게 해외여행을 갈 기회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운송지급 역시 전체 서비스업이 감소한 5개월 동안 작년 10월을 빼고 모두 줄었다. 운송지급 감소는 반도체 제조를 위한 기계, 원유 등 수입 둔화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수입 물량이 줄며 수입 화물에 대해 외국 선사에 지급하는 금액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수입물량은 작년 9월 12.1% 감소했다. 10월에는 전년 추석 기저효과 때문에 증가세로 돌아섰다가 11월 0.2%, 12월 -3.1%, 올해 1월 -1.8%로 증가율이 고꾸라졌다.

서비스 지급 감소 때문에 서비스로 벌어들인 돈(서비스 수입)에서 서비스 지급을 뺀 서비스수지는 개선되고 있다. 꾸준히 적자를 내는 서비스수지는 작년 3월부터 적자가 축소되는 추세였는데, 서비스 지급 감소 효과가 나타나며 작년 10월부터는 적자가 더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3∼9월에는 적자 규모가 2억∼7억달러대 축소했으나 작년 10월에는 1년 전보다 적자 폭이 14억2230만달러 줄었고 12월에는 17억5870만달러나 개선됐다. 만성 적자가 축소된다는 면에서 서비스 지급 감소는 긍정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수입 둔화와 동반되고 있다는 점, 서비스업 경쟁력 상승에 따른 결과가 아니라는 점에서 반길만한 소식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여전히 다른 국가와 견주면 서비스 경쟁력은 약한 편이다.

지난해 한국의 서비스수지 적자는 297억3710만달러로 통계를 보유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9개국 중 적자 규모가 가장 컸다. 2017년에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때문에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여파로 367억3410만달러 적자를 내 OECD 36개국 중 가장 큰 적자를 기록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관광자원이 많지 않고 금융, 운송 등 수출할 만큼 경쟁력 있는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이 많지 않다"며 "서비스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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