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윤희섭 기자] 한화이글스가 베테랑 선수들과의 연이은 대립으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권혁의 방출요구에 이어 이번엔 이용규다.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FA계약 직후 트레이드를 요구하면서 구단측은 후속조치에 대한 장고에 들어갔다.

17일 한화이글스에 따르면 15일 베테랑 외야수 이용규(34)가 개막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트레이드를 요구하자 육성군행을 통보했다.  

구단측은 향후 트레이드를 진행할 지, 이용규를 설득해 팀에 합류시킬 지를 두고 고민에 들어갔다.

사실상 ‘전력 외’ 통보를 하면서 빠른시일 내 후속조치를 발표하겠다고만 밝힌 상태다.

앞서 한화는 지난 1월 일본 오키나와 스프드캠프 출발 직전 권혁이 방출을 요구한 바 있다.

권혁은 1군 캠프가 아닌 2군 캠프에 배속된 데 불만을 품었다.

구단은 보류권을 가지고 있었지만 1군 전력인 선수를 대승적인 차원에서 조건없이 풀었다.

권혁은 두산 베어스로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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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하지만 이용규의 요구는 이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 중론이다.

FA 계약 직후라는 점과 시즌 개막 직전 시점에서의 트레이드 요구는 여러모로 특이하다.

이때문에 지역내 야구팬들은 선수 트레이드보다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이 사건의 본질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

이용규는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 입을 열지 않았지만 기용에 대한 불만이라는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중견수→좌익수 포지션 이동 △1~2번 테이블세터→9번 유력 △신인 기용에 따른 미래 불안 등이 극단적 카드로 표출됐다는 것이다.

선수 입장에서는 팀 내부에서 돌아가는 최근의 전개가 충분히 아쉬울 법하다.

하지만 타이밍이 좋지 않았고 무엇보다 명분이 없다.

대부분의 한화 팬들은 이용규의 ‘프로답지 않은 자세’에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한용덕 감독 부임으로 팀 체질 개선을 광속으로 진행하면서 내부경쟁을 피하는 모양새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이에대해 한용덕 감독은 “스프링캠프 당시 삼성전 라인업을 꺼내며 분명히 이게 베스트 라인업이라고 얘기했었다”며 “감독도 선수도 모두 각자의 본분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이 많으니 생기는 일 같다. 현재 선수들이 동요되거나 팀 분위기가 흔들리는 일 등은 없다. 모두 정상적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한화가 이번 사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베테랑 선수에 대한 대응 방안 등에 야구팬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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