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용민 청주시 상당구 건축과

먼저 이 글을 보는 독자들 중 '깨진 유리창 이론'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 미국의 범죄학자인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이 지난 1982년 공동 발표한 'Broken Window Theory'라고 하는 이 이론은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해 두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되기 시작한다는 이론이다. 이는 사소한 무질서를 방치하면 나중에는 지역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네 속담에도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라는 말이 있다. 바로 작은 잘못을 방치해 두면 점차 더 큰 잘못을 저지르게 되니, 이를 가볍게 넘기지 말고 장차 더 큰 잘못으로 이어지기 전에 그 싹을 없애야 한다는 얘기가 아닐까?

작은 잘못을 저질렀을지라도 그 즉시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에는 동서고금이 모두 통감하고 있는 것 같다.

요 근래 우리 사회 각계각층에서 미투(Me Too) 운동이 일어나 온 나라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필자가 속한 공직사회 안에서도 크고 작은 성(性)?금품 관련 비위행위들이 발생해 사회의 지탄을 받는 경우가 뉴스에서 종종 들려온다.

그런데 그들이 처음부터 무거운 징계를 받고 사회의 지탄을 받을 만큼 큰 비위행위를 저지른 것은 아니라 한다.

성 관련 비위행위의 경우 1980∼1990년대 농담처럼 해왔던 잘못된, 당시 시대 분위기에는 별것 아니었을, 어쩌면 사소하게 묵인됐던 행동들이 시대가 변한 21세기에 들어와서 툭툭 터지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 행동들이 경각심 없이 고쳐지지 않고 반복돼오다 이를 참다못한 피해자가 고발한 사건들이 대부분이라 생각된다. 금품 관련 비위행위의 경우 아마 처음에는 음료수 한 병에서부터 식사 대접, 그리고는 금품 수수로 몇 만 원단위에서 몇 백만 원 이상으로 커진 것들도 많다 한다.

성 관련 비위행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된다. 농담으로 던지던 말들이 점점 수위가 높아지고 돌이킬 수 없는 행동으로까지 연결된 것은 아닐까?

사건의 발단이나 연유가 어찌 됐든 여기서 알 수 있는 공통점은 대부분 사소한 잘못에서 비롯된 것이 점차 돌이킬 수 없는 커다란 잘못으로 발전됐다는 것이고, 앞서 이야기한 '깨진 유리창 이론'이나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라는 우리네 속담과도 일맥상통한다는 점이다.

필자 또한 그랬지만 보통 많은 사람들이 사소하거나 작은 잘못에 대해서는 대수롭지 않게 넘기거나 우리 사회에 그리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거라고들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이는 앞서 언급한 '깨진 유리창 이론'이나 우리네 속담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간과한, 어쩌면 안일한 생각일지도 모른다.

이제는 생각을 달리할 때라고 본다. 우선 나 자신부터 사소한 잘못이나 비위라도 청렴의식을 갖고, 소홀히 넘기거나 간과하지 말자고 스스로에게 항상 다짐해야 한다. 나아가 우리 모두가 '깨진 유리창 이론'의 교훈을 실천해 청렴하고 깨끗한 사회가 하루빨리 정착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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