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구팀 "생명체 흔적 쉽게 접근해 찾을 수 있는 곳"

▲ 화성 착륙선 패스파인더(왼쪽 하단)와 화성 최초의 로버 소저너(왼쪽 중앙). 오른쪽 사진 중앙의 +표시 지역이 패스파인더 착륙지이며 아래는 내해, 위는 북해를 표시하고 있다. [ MOLA Science Team, MSS, JPL, NASA 제공]
▲ 화성 착륙선 패스파인더(왼쪽 하단)와 화성 최초의 로버 소저너(왼쪽 중앙). 오른쪽 사진 중앙의 +표시 지역이 패스파인더 착륙지이며 아래는 내해, 위는 북해를 표시하고 있다. [ MOLA Science Team, MSS, JPL, NASA 제공]
'패스파인더' 20여년 전 화성 착륙지는 고대 바닷가

미 연구팀 "생명체 흔적 쉽게 접근해 찾을 수 있는 곳"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미국이 22년 전 화성에 보낸 '패스파인더'의 착륙지가 고대 바닷가의 범람지로, 당시에는 놓쳤지만 앞으로 탐사에서 화성의 생명체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패스파인더 프로젝트는 1970년대 발사된 화성 궤도 탐사선 '매리너 9호'의 전송 사진에서 약 34억년 전 거대한 홍수로 생긴 듯한 수로 흔적이 포착되면서 시작됐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1997년 7월 4일 독립기념일에 맞춰 바이킹 착륙선 이후 20년 만에 패스파인더를 착륙시켰으며 화성 최초의 로버 '소저너'를 통해 주변에 대한 지질 조사를 했다.

당시 소저너가 고대 홍수를 나타내는 하천의 흔적을 찾기는 했지만 과학자들이 예측했던 것보다 범람 수위가 10배나 낮게 나타나 용암이 흘러 형성됐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어정쩡한 상태로 끝나고 말았다.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난 뒤 미국 행성과학연구소(PSI)의 수석과학자 알렉시스 로드리게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당시 수집된 자료를 재검토해 범람으로 형성됐다는 점을 확인하는 새로운 연구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의 온라인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실었다.

연구팀은 거대한 범람이 패스파인더 착륙지에서 상류 쪽으로 250㎞가량 떨어진 곳에 지금까지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던 내해(內海)를 만들었으며 패스파인더가 착륙한 곳이 북해(Northern plains ocean)와 내해를 가르는 범람지로 분석했다.

북해는 지구의 아랄해 비슷하게 바닷물이 급속히 빠지면서 계단형 지형인 해안단구가 형성돼 있지 않은 것으로 설명됐다. 연구팀의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는 화성의 고대 바다가 불과 수천 년 사이에 얼음으로 뒤덮이고 증발하면서 급격히 사라졌으나 얼음층 아래에서는 액체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북해와 내해는 고대 해안의 최대 융기선이 같은 것으로 관측됐는데 이는 두 바다가 지하 수로 등을 통해 서로 연결돼 있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연구팀은 해석했다.

로드리게스 박사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 내해가 홍수를 완화해 패스파인더 착륙지까지 미치는 얕은 범람이 이뤄졌으며 매리너 9호가 관측한 것과 같은 하상 지형을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화성의 고대 바다가 지구와 달리 지하수를 갖고 있었으며, 지하수를 품고있는 대수층(帶水層)에 생명체가 있었다면 패스파인더가 착륙했던 곳의 해양 퇴적물에 그 흔적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패스파인더는 놓쳤지만 앞으로 탐사활동에서 쉽게 접근해 생명체 흔적을 찾을 수 있는 곳이라는 얘기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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