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우상' '돈' '악질경찰' 개봉…극장들 "스크린 편성 고민"

▲ [CGV아트하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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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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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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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공습' 피하려 비수기에 한국영화 3편 동시개봉

20일 '우상' '돈' '악질경찰' 개봉…극장들 "스크린 편성 고민"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오는 20일 '우상' '돈' '악질경찰' 한국영화 세 편이 한꺼번에 개봉한다.

명절이나 성수기가 아닌 봄 비수기에 중량감 있는 한국영화가 같은 날 여러 편 개봉하기는 이례적이다. 지난 6일 선보인 '캡틴 마블'과 4월 하순 개봉을 앞둔 '어벤져스: 엔드게임'(어벤져스4)과 맞대결을 피하려다 보니 공교롭게 한국영화끼리 맞붙게 됐다.

세 편 모두 각각 색과 결이 달라 관객들은 골라보는 재미가 있을 법하다. 그러나 각 영화는 손익분기점을 넘기 위한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상'은 한 사건으로 얽힌 세 사람 이야기를 미스터리 스릴러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장편 데뷔작 '한공주'(2013)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수진 감독 신작이다. 세 편 가운데 주연 배우 면면이 가장 화려하다. 한석규, 설경구, 천우희가 저마다 강한 에너지를 뿜어내며 극을 이끌고 간다.

상영시간이 144분에 달하지만, 밀도 있게 전개돼 지루할 새가 없다. 각기 다른 욕망을 지닌 세 인물이 내린 선택을 통해 우리가 믿는 우상의 헛됨과 허망함을 이야기한다. 다양한 은유와 상징, 함의가 담겼다. 불친절하게도 느껴지지만, 여느 상업영화와 달리 곱씹어보는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 이미 영화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먼저 본 관객 간 활발한 토론이 이뤄진다.

이수진 감독은 "낯설지만 다양하게 사유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면서 "그 낯섦이 좋은 느낌으로 다가갈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류준열이 주연한 '돈'(박누리 감독)은 부자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여의도에 주식 브로커로 입성한 한 젊은이의 흥망성쇠를 그린 범죄영화다. 클릭 몇번으로 큰 돈이 오가고, 돈이 돈을 버는 주식시장과 증권가 이면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금융 용어가 등장하지만, 몰라도 영화를 따라가는 데는 문제 없다.

'청춘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류준열 연기가 발군이다. 순진하고 의욕 넘치던 신입사원이 돈맛에 빠져서는 점차 광기 어린 모습으로 바뀌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연기했다. 투자배급사 쇼박스 관계자는 "재밌고, 속도감 있으며 단순한 스토리여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악질경찰'은 각종 비리와 범죄를 저지르던 '무늬만 경찰' 조필호(이선균)가 폭발사건의 용의자로 몰리고 거대 기업의 음모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범죄영화다.

악행을 일삼던 조필호는 여고생 미나(전소니)를 만나면서 조금씩 변화해간다. 미나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친구다. 나쁜 어른끼리 싸움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인물이다. '아저씨'(201), '우는 남자'(2014) 등 범죄드라마 장르에 강한 이정범 감독 신작으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어른들의 죄책감을 에둘러 담아냈다.

이 영화 관계자는 "장르적으로 접근이 쉬운 범죄드라마"라며 "조필호라는 악질경찰 캐릭터가 변해가는 과정이 관전 포인트로, 전소니의 색다른 매력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총제작비는 '우상'이 98억원, '돈' 80억원, '악질경찰'이 90억원으로, 손익분기점은 각각 260만명, 200만명, 250만명이다.

최근 극장가는 봄 보릿고개에 접어들어 세 편 모두 제작비를 회수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하루 극장 관객 수는 이달 초 평일 50만 명 선에서 최근 20만 명 선으로 떨어졌다.

다만, 세 편 동시 개봉으로 작년 봄보다 시장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영화계 관계자는 "'캡틴 마블' 개봉으로 몇 주간 한국영화가 공백 상태라 한국영화에 대한 니즈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비수기에 '완벽한 타인' '보헤미안 랩소디'가 입소문을 타고 흥행한 사례가 있어 이번에도 성공 사례가 나올지 주목한다"고 덧붙였다.

극장들은 스크린 배정을 고민 중이다.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셋 다 연기력이 보장된 배우들과 눈길이 가는 스토리, 비슷한 규모의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여서 스크린 편성에 고민이 많다"고 귀띔했다.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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