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27만·세종 28만8000원, 참여 학생만 집계시 39만 이상
학부모들 “현실과 괴리 있다”

[충청투데이 윤희섭 기자] 정부의 사교육비 조사 결과 발표에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이른바 ‘평균의 함정’으로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역내 전체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대전 27만원 △세종 28만 8000원이다. 이는 전체학생 1인당 평균치이기 때문에 사교육을 받지 않는 학생까지 합친 결과다.

전국적으로 사교육에 참여한다고 응답한 학생만 따로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를 집계할땐 39만 9000원으로 훌쩍 뛰게 된다. 사교육을 받지 않는 학생을 포함한 평균 금액인 29만 1000원과 비교해 10만원이 더 많은 것이다.

지난 1월 기준 대전동·서부지역에 보습·입시 명목으로 설립된 학원의 한 과목당 평균치는 36만 8000원이다. 단순 평균으로만 계산해도 30만원을 훌쩍 넘는 것이다. 이는 총 교습시간 등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지역내 주5회 입시미술 학원의 경우 가장 많게는 한달 110만원 상당의 교습료가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대전지역의 학교급별 사교육 참여율은 73.8%로 10명 중 7명이 학원 등 사교육에 의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박스2-사교육.jpg
▲ ⓒ연합뉴스
사교육 인프라가 잘 갖춰진 대전·세종지역의 학부모들은 조사 결과가 현실과 괴리가 크다고 느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또 영유아 사교육비, EBS 교재 구입비, 방과후 학교 수강비, 어학연수비 등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았다.

사교육에 참여하고 있지 않은 학생까지 포함한 ‘평균의 함정’으로 학부모들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수치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대전 서구에 거주하는 학부모 A씨는 "고등 교습반 학원비만해도 한 과목당 25만~40만원 정도”라며 “학원을 보낼때 한 과목만 보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 달 사교육비가 30만원만 들어도 가계에 부담이 없을텐데, 평균 사교육비가 20만원대라는 건 현실과는 괴리가 크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일부 학원은 물가인상 등을 이유로 새학기마다 학원비를 1~2만원씩 인상하면서 학부모들의 부담은 커져가는 실정이다.

이에대해 대전시교육청은 학교별 자율로 방과후 학급을 운영하는 등 지속적으로 공교육 내실화를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남부호 부교육감은 13일 브리핑을 통해 “지역내 1인당 사교육비가 감소하는 등 지난 2~3년간 대전지역의 과열된 사교육은 많이 축소됐다”며 “지역내 학교별로 자율 야간자습, 방과후 학급 등을 운영하면서 공교육의 내실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