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움말=육승모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과민성 방광 진단·치료
‘수면중 소변’ 1회 이상 깬다면 문제
낮동안 총 7회 이하 배뇨가 정상적
자각 어려워… 생활 지장 있어야 내원
학습·행동요법 치료, 약물 이상 효과
3시간 이상 참기 연습으로 습관 교정

[충청투데이 김일순 기자] ‘소변을 참아야 하나, 참지 말아야 하나.’

과민성 방광 치료 과정에서 환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질문 중 하나다.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비뇨의학과 육승모 교수의 도움말로 올바른 배뇨 활동에 대해 알아본다.

◆수면 중에는 배뇨를 하지 않는 것이 정상

정상적인 배뇨 활동은 식습관이나 수분 섭취의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인 성인의 경우 하루 약 1500~2000㎖의 소변이 신장에서 만들어지고 방광을 통해 배출된다. 다만 밤 수면 중에는 배뇨를 단 한 번도 하지 않는 것이 정상이다. 즉, 수면 도중 소변을 보기 위해 1회 이상 잠에서 깬다면 정상적인 배뇨 형태가 아니라는 것이다.

정상적인 방광은 밤에는 배뇨 활동이 없고 낮 동안에만 총 7회 이하로 배뇨를 하며, 1회 배뇨량이 약 300~350㎖의 소변을 배출한다. 만약 배뇨 후 2시간 이내에 다시 배뇨 활동을 한다면 '빈뇨'라고 말하며, 과민성 방광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일반적인 방광의 최대 용적은 약 500㎖ 정도로 보통 200㎖ 정도의 소변이 방광에 저장되면 '소변이 조금 마렵다'라는 느낌이 든다. 300㎖ 정도가 저장되면 '화장실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며, 350㎖ 이상이 저장되면 '소변이 급하다', 400㎖ 이상이면 '소변을 당장 쌀 것 같다'라는 느낌을 갖게 된다. 따라서 약 3~5시간 동안 요의 없이 생활하다 잔뇨 없이 대부분의 소변을 배출하는 것이 정상적인 것이다.

◆마른 수건에서 물 짜듯 하면 방광 손상돼

과민성 방광의 경우 소변을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없게 돼 약간의 소변이 방광에 모인 경우에도 방광에 경련이 일어나며 심한 요의를 느끼게 된다. 결국 배뇨 후 2~3시간 이내에 또는 이보다 더 자주 요의를 느끼게 되며, 방광 경련으로 아랫배가 뻐근하고 뭉치는 듯한 느낌이 들고, 한번 요의를 느끼면 소변을 참을 수 없어 무조건 화장실로 달려가야 하는 '요급' 현상이 반복된다.

뿐만 아니라 적은 소변 양 때문에 배뇨 시간이 10초 이내로 짧게 이루어지며, 배뇨 후에도 잔뇨감과 불쾌감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나오지 않는 소변을 보기 위해 지나치게 쥐어짜면 마른 수건에서 물을 짜기 위해 쥐어짜면 수건이 상하듯 방광이 손상을 받아 기능이 악화될 수 있다.

◆대부분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어야 병원 찾아

일반적으로 환자들의 배뇨 형태는 수십 년에 걸쳐 서서히 변형되기 때문에 과민성 방광의 배뇨 형태를 가지고 있어도 본인의 배뇨 형태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자각하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화장실이 눈에 보이지 않으면 요급 때문에 불안해서 외출을 못하거나 버스를 타고 한 시간 이상 이동을 두려워하는 등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없게 되서야 병원을 찾게 된다.

병원을 찾게 되면 배뇨 형태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3일 간의 배뇨일지를 작성해보면 정상 배뇨와 바로 비교할 수 있어 잘못된 배뇨 형태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과민성 방광 증상으로 볼 수 있는 배뇨 행태는

△보통 2~3시간 간격 이내에 무조건 화장실을 가야한다 △심할 경우 30분 간격으로 화장실을 가기도 한다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면 시원하게 많이 나오지 않는다 △배뇨 시간이 10초 미만이다 △배뇨 후 잔뇨감이 있다 △소변이 마려운 느낌이 들면 참을 수 없다 △심지어 '찔끔' 속옷에 실수 할 때도 있다.

◆학습·행동치료법이 가장 효과적

정확한 진단 이후에는 과민성 방광을 치료를 위해 △학습·행동치료 △약물치료 △수술치료 등의 방법을 사용하게 된다. 이 중 쉽게 할 수 있고 약물 치료 이상의 효과적인 방법이 학습·행동 치료법이다. 이 치료법은 정상 배뇨 습관을 모방해 비슷하게 배뇨하는 것으로 본인의 잘못된 배뇨 습관을 인식하고 스스로 고쳐 나아가는 방식이다.

화장실에 너무 자주 간다면 일부러 3시간 이상의 소변을 참아내고 배뇨하는 연습을 하는 것으로 처음에는 소변이 마려운 느낌이 든 후부터 소변을 참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아랫배가 터져나가는 느낌이 들고, 뭉치고, 아프고, 심지어 소변을 지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급 증상 후 첫 30초만을 참아내면 다음 3분을 참을 수 있으며, 다음으로는 30분까지 소변을 참아 낼 수 있게 된다.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비뇨의학과 육승모 교수는 "배뇨에도 방광에 300㎖ 이상의 적절한 양의 소변이 찰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골든타임이 존재한다"며 "잘못된 배뇨 습관을 고치기 위해 적극적으로 소변을 참는 연습을 하는 것이 단순 약물 치료 이상의 효과를 나타낼 수도 있기 때문에 소변을 적절히 참는 것은 결국 약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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