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살 차 친구들과 등교
전쟁·가난에 학업포기
“공부 못한 한 풀고 싶다”

▲ 김풍자 할머니(오른쪽)가 1학년 친구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회인초등학교 제공
[충청투데이 박병훈 기자] 보은군 회인면 오동리에 거주하는 김풍자(77) 할머니가 회인초등학교에 11일 첫 등교를 해 큰 화제가 되고 있다.

김 할머니는 올해 1월 60년을 함께 해온 남편을 여의고 자녀들이 뭘 하고 싶냐는 질문에 “공부를 못한 게 한”이라며 “지금이라도 학교에 가고 싶다”고 말해 주변의 도움으로 입학하게 됐다.

본래는 1950년도에 입학해야 했으나, 6·25전쟁과 가정형편 때문에 학교에 입학하지 못하고 17살에 결혼 한 후에는 2남 3녀를 낳아 키우고 농삿일로 바쁘게 생계를 이어오다 세월이 흘러 70여년이 지나서야 만학의 꿈을 품고 늦게 입학하게 됐다.

김 할머니의 용기 있는 이번 도전으로 자녀들과는 초등학교 동창이 됐고, 69살 차이가 나는 2012년생 학교 친구 5명이 생기게 됐다.

김상원 회인면장은 “배움의 열정을 몸소 실천한 할머니와 같이 앞으로도 더 많은 어르신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해 배움의 기회를 갖길 바란다”며 “배움에 필요한 학용품을 전달하면서 회인면 직원 모두 어르신의 열정에 다시 한 번 감동을 느꼈다며 초등학교 졸업 때까지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박병훈 기자 pbh0508@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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