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중·고등학생 1인당 사교육비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교육부 통계가 나왔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29만1000원으로 이는 2007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고액이다. 사교육비 총액, 사교육 참여율, 과목별 사교육 등 주요 항목 전반에 걸쳐 증가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사교육비 총 규모는 전년보다 8000억원 증가한 19조5000억원에 달한다.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노력이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

주의 깊게 살펴 볼 점은 학생 수는 줄었는데 사교육비는 왜 늘었느냐다. 조사 기간 전체 학생 수는 573만명에서 558만명으로 15만명이나 감소했다. 그렇다면 총사교육비도 줄었어야 했다. 원인은 사교육 참여율에 있다. 사교육 참여율은 2017년 71.2%에서 지난해 72.8%로 늘었다. 반면 방과후 학교 참여율은 5년 내리 하락하고 있다. 학생들이 방과후 학교에서 사교육시장으로 빠져나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모의 소득 수준에 따른 사교육비 양극화도 여전하다. 부모의 소득이 높을수록 사교육비 지출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고소득층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저소득층과 5배나 차이가 났다. 사교육비로 한 달 평균 70만원 넘게 지출한 학생 비율이 9.9%나 됐다. 반면 월평균 소득 200만원 미만 가구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9만9000원으로 나타났다. 사교육비 양극화가 교육격차로 이어지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사교육비 급등의 원인부터 파악해야겠다. 대입제도를 둘러싼 혼란이 사교육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입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 불안한 수험생들이 사교육에 몰리게 돼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예견된 참사라고 꼬집은 이유를 알 것 같다. 당국은 사교육 유발요인을 면밀히 분석해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내놔야 한다. 6년 연속 사교육비가 증가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미봉책에 그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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