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소문이 돌던 김호 대전시티즌 대표이사가 취임 1년 5개월 만에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대전시티즌은 어제 보도자료를 통해 "김호 대표가 건강상의 이유로 구단에 대표이사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알렸다. 김 대표는 최근 들어 구단에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4일 열린 출정식에도 구단주인 허태정 대전시장은 참석했으나 김 대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전시는 오는 26일께로 예정된 주주총회 때까지 후임 대표이사를 선임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이사 체제이후 대전시티즌은 여러 내홍을 겪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김 대표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대전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선수 부정선발 의혹과 관련해 대전시티즌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전시티즌 선수선발 공개테스트를 거쳐 선발된 최종후보 15명 가운데 2명의 점수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대전시 자체조사 결과 실제로 점수를 고친 흔적이 나왔다. 대전시는 평가 과정에서 수정한 것인지, 그 이후에 고쳤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판단에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김 대표는 선수 부정선발 의혹과 자신은 관계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고 한다. 경찰은 신속한 수사로 선수 선발과정에 부정이 개입됐는지의 여부를 밝혀주기 바란다. 그래야 시민구단인 대전시티즌이 보다 안정된 상황에서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 대전시티즌은 2019 시즌 개막이후 2연승을 기록하고 있다. 오는 17일로 예정된 홈 개막전에서 사상 첫 개막 3연승을 노리고 있다. 구단 관계자들이 경찰조사를 받는 와중에 거둔 성적이라 더 의미가 있다.

대전시티즌 새 대표는 구단을 추스르고 대외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적임자를 선임해야 한다. 프로스포츠에 이해가 깊은 전문경영인은 필수요건이다. 외부의 입김이나 친소관계에 의한 대표 선임을 경계하고자 한다. 관중 수와 후원금이 줄어드는 등 대전시티즌은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팬들의 외면을 받는 구단은 존재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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