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인근 3생활권 50%대…업계 "현 시세 투자수익 포기 수준"

[충청투데이 강대묵 기자] ‘상가공실’의 극심한 홍역을 앓고 있는 세종시 신도심 상가시장의 임대료가 반토막 났다. 

수억 원의 투자금을 들여 상가를 분양받은 임대인들이 장기간 임차인을 찾지 못하자,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임대료를 대폭 낮추고 있다. 대다수 임대인은 투자수익을 포기한지는 오래. 금융권 대출이자와 관리비라도 건지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어 세종 상가시장의 암흑기는 더욱 짙어질 전망이다. 

11일 세종시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세종시 신도심에서 유동인구가 많은 세종시청 인근의 3생활권과 중심상업지역인 2생활권의 상가 임대료가 최근 50% 수준 감소했다. 

프라자상가 1층 10평대를 기준으로 보증금 3000만 원에 월 임대료 250만-300만 원 수준이던 상가시세가 최근 들어 보증금 2000만 원에 월 임대료 150만 원 수준으로 크게 낮춰졌다.   
  
프라자상가 2-3층의 상가는 월 임대료가 이보다 더욱 낮춰졌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상가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공실의 압박을 견디지 못한 사업주들이 금융이자와 관리비라도 충당하기 위해 임대료를 대폭 낮춰 주인 찾기에 나선 모습”이라면서 “공실이 지속될 경우 경매시장에 내몰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임대료를 지속적으로 낮추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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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상가업계는 현재 폭락한 상가시세가 투자수익을 포기한 마지노선이라는 것. 업계 관계자는 “월 임대료가 100만 원대로 낮춰진 것은 수억 원의 분양가격은 감안할때 임차인들이 투자수익을 포기한 수준”이라며 “현재보다 시세가 더욱 낮춰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세종시 상가공실 문제는 지표상으로도 극심한 침체기에 놓였다. 한국감정원이 최근 발표한 '2018년 4분기 및 연간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세종시의 집합상가 임대료는 전년대비 5.6% 감소하면서 전국 최고의 하락폭을 나타냈다. 수익률 역시 3.68%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세종은 공급대비 임차수요 부족 및 공실 장기화 등으로 인해 상가 임대료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세종시 상가시장이 생사 기로에 섰다는 관측이다. 그동안 부담이 됐던 임대료가 줄어들어 임차인이 확대 될 수 있다는 전망과, 현 상황에서도 새 주인을 찾지 못할 경우 우려했던 경매시장 도미노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세종시 상가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임대료가 떨어져 거래가 소폭 늘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 상황은 더욱 지켜봐야 한다”면서 “시장의 논리라 쉽지는 않겠지만 세종시청과 행복청 등 관계기관은 경매시장으로 내몰리는 선의의 투자자가 연이어 발생하지 않도록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강대묵 기자 mugi1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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