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선발 조작·에이전트 유착 등 의혹 계속… 팬들 “낙하산 인사 패착”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신인선수 공개테스트 점수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대전시티즌 김호(75) 대표이사가 결국 자리에서 물러난다.

11일 대전시티즌은 보도자료를 통해 김호 대표가 건강상의 이유로 구단에 공식적으로 대표이사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감독 출신인 김 대표는 2017년 11월 부임한 이후로 임기 내내 방만 경영과 에이전트 유착 의혹 등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해 12월에는 시티즌 이사와 감사 등 6명이 김 대표의 독단 운영에 반발, 사직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뤄진 신인선수 공개테스트 과정에서 점수 사후 조작 의혹까지 제기되며 잡음은 극에 달했다.

지난 1월 실시한 대전시티즌 선수선발 공개테스트 2차 합격자 15명 가운데 일부 선수의 점수가 수정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경찰은 최근 고종수 감독을 비롯한 채점 심사위원 5명과 사무국 직원 3명을 각각 소환해 조사를 실시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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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김 대표는 안팎에서 이어진 압박에 못 이겨 결국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추측된다.

지난 시즌 그는 수백여억원을 투입해 무려 61명이라는 매머드급 선수단을 구성했다. 

하지만 팀은 승격에 실패했고 지역사회의 질타가 쏟아졌다. 각종 논란과 구설수에도 꿋꿋이 자리를 지켜왔던 그였다. 

그런 그가 결국 사의를 표하며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모양새지만 그럼에도 지역사회의 시선은 곱지 않다.

시티즌 팬 A 씨는 “대표가 물러난다고 이번 사태는 마무리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각종 예산 사용처, 채점표 조작 의혹 수사 등 정확한 해명은 누구에게도 듣지 못하고 있다. 대표직을 내려놨어도 끝까지 의혹을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팬 B 씨는 “지자체장이 구단주인 만큼 관계 공무원들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며 “시민 혈세로 운영되는 만큼 시민구단에서 벌어진 낙하산 인사의 패착 결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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