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 다자구도 속 변재일 “계속”
흥덕, 도종환 vs 노영민 신경전
오제세·정우택 5선도전 사실화

[충청투데이 이민기 기자] 8일 이뤄진 개각 이후 청주권 4곳의 총선판에 '빈 공간'이 발생하지 않음에 따라 일단은 기존 구도에 변화가 없게 됐다. 특히 그동안 물밑 수싸움을 벌여온 청원, 흥덕 등의 선거구는 이제 수면 위에서 서서히 힘겨루기를 벌일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중폭 규모의 개각을 단행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도종환 의원(청주 흥덕)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서 물러났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던 변재일(청주 청원) 의원은 입각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변 의원이 입각해 청주 청원에서 빈 공간이 생기면 자연스레 '4선 교체론'이 청주권 전역으로 퍼질 것이란 예상이 많았으나 이 가능성은 사라진 셈이다.

청원의 초반 판은 다자구도로 짜여졌다. 이 선거구에서 내리 4선을 기록한 변 의원은 내년 4월 총선을 통해 '5선 고지'를 밟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변 의원은 최근 충청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미 입각시 5선에 도전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정치행보를 계속할 것"이라고 답했다. 변 의원 측은 5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변 의원은 지난달 25일 율량동 오피스프리에서 청원구지역위원회 주최로 주민정책간담회를 열고 민심을 청취하는 등 신발끈을 다시 조여매고 있다.

청원은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비례대표)이 사실상 제일 먼저 스타트를 끊었다. 김 의원은 얼마 전 오창읍에 사무실을 개소하고 '얼굴 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간 총선을 앞두고 보수대통합을 연결고리로 합당할 가능성을 염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즉 보수단일 후보로 공천을 받을 경우 해볼만 한 일전(一戰)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당 주자로는 청원을 정치적 기반으로 청주시의장을 지낸 황영호 전 의장과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황 전 의장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 당시 한국당 후보로 출마해 인지도를 높였다는 평이다. 윤 전 고검장은 차기총선판 '최대어'로 꼽힌다. 지난달 중순경 서원구 수곡동에 변호사사무실을 개업하고 청주민심을 듣고 있다는 전언이다.

서원대 천혜숙 석좌교수가 청원에 도전장을 던질 것이란 설도 있다. 천 교수는 6·13 지선 때 한국당의 청주시장 후보 경선레이스에 참여한 바 있다. 천 교수의 남편인 이승훈 전 청주시장은 19대 총선 당시 청원에서 출마한 바 있다.

흥덕 선거구는 첨예한 갈등이 빚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도종환 의원이 장관직을 마치고 지역구로 컴백함에 따라 도 의원 측과 '노영민 계보'간 주도권을 잡기 위해 힘겨루기가 불가피해졌다는 게 골자다. 이 선거구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17~19대까지 내리 3선을 달성한 곳이다.

도 의원은 최근 항간의 불출마설을 일축하고 3선 도전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노영민 계보'의 한 인사는 "도 장관이 전혀 지역구 관리를 하지 않았다"며 "또 흥덕에 출마하겠다는 것은 참…. 흥덕민심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 장관이 20대 총선 당시 흥덕 공천을 받기 전에 노 의원 측에 시인으로 돌아가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노영민 지지층'이 약속대로 지역구를 되돌려 받아야 겠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도 의원이 장관직을 수행했기 때문에 지역구 관리를 할 수 없었다는 게 도 의원 측의 설명이다. 장관으로 재직하면서도 오송 제3산업단지 조성 등 굵직한 사업을 챙겨왔다는 것이다.

한편, 나란히 4선인 민주당 오제세 의원(서원)과 한국당의 정우택 의원(상당)은 지역구 행사를 살뜰히 챙기면서도 총선판을 관망하는 녹록지 않은 '정치내공'을 보여주고 있다. 각종 지역구 행사에서 주민들을 만나고 있지만 판을 어떻게 짤 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는 얘기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4선 내공이 쉽게 싸이는 게 아니다. 오 의원, 정 의원이 아직 조직을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 어떤 수를 뽑을지 지켜볼 대목"이라고 했다.

이민기 기자 mgpeace2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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