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공백·학사일정 조정 부담
휴교·단축수업 권고어려워
실외수업 금지 등 대책 마련

[충청투데이 윤희섭 기자] 최악의 미세먼지가 연일 한반도를 뒤덮으면서 일선 학교에도 비상이 걸렸다.

6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각급 학교에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실무 매뉴얼’을 안내하고 비상저감조치 및 주의보, 경보 등 단계별 조치사항 이행을 당부했다. 

'매우 나쁨' 조건으로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거나 비상저감조치 시행 중 초미세먼지 경보(150㎍/㎥ 이상, 2시간)가 발령될 경우, 교육청은 각급 학교에 휴업 및 수업시간 단축 등을 권고할 수 있다. 아직까지 이번 미세먼지 사태에서 지자체나 시교육청 단위의 휴업·수업시간 단축 권고는 내려지지 않았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개학 직후 시점이기도 하고 가정 내 학생을 보호할 수 있는 보호자가 상주하고 있지 않는 등 돌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휴업 권고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매뉴얼에 따라 시·도지사의 휴업 권고가 먼저 필요하고 개학 직후 학사일정 조정 등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학교에서 미세먼지 담당자를 2인 이상 지정하고 민감군 학생 파악 등 관리대책을 이행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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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시·도지사가 휴업이나 단축수업을 권고할 경우 교육청에서 이를 검토해 조치를 취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날 현재 지역 내에서 휴업이나 단축수업을 시행한 학교는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권고사항이 없더라도 학교장 재량으로 휴업·수업시간 단축이 가능하지만 개학 직후 학사일정 조정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전·세종·충남지역내 일선 학교는 공기청정기 설치를 완료하면서 실외수업 금지, 보건용마스크 착용 등으로 외부활동 자제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특히 체육수업이나 쉬는 시간을 이용한 외부활동은 호흡기질환 등에 취약한 학생들이 미세먼지를 '삼키는' 일이어서 교사들이 통제하고 있다. 체육관이 있는 학교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체육관조차 없는 경우 이론수업으로 대체하는 분위기다.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 A교감은 "체육수업은 대부분 실내수업으로 대체하고 있다"며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바깥 수업을 안 하는 추세"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대전지역 학교내 다목적체육관 설치율은 94.0%를 나타내고 있으며, 시교육청은 내년 10개교 추가 설치를 통해 설치율 100%를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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