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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이정훈 기자] 대전 야구장 부지 선정을 위한 시계바늘이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야구장 유치전에 뛰어든 각 자치구들은 공식적, 비공식적이든 수개월 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경쟁을 넘어 전운이 감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일부 자치구는 야구장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부지 선정 탈락 후 집단 반발이 예상되는 등 심각한 후폭풍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전시는 최근 신축 야구장의 후보지 선정을 위한 ‘기준’을 최종 확정해 발표했다. 평가기준은 △입지환경 △접근성 △사업 실현성 △도시 활성화 △경제성 등 5개 항목을 세우고 각각 200점 만점의 배점을 반영키로 했다.

하지만 ‘투명하고 객관적 평가,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평가 기준이 또 다른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각 항목들 가운데 기존에 알려진 내용과 다른 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강조돼 왔던 ‘원도심 활성화’라는 부분이 매우 크게 작용할 줄 알았지만, ‘도시활성화’ 세부항목에 반영만 될 뿐이었고, ‘경제성’ 평가항목 또한 단순 토지매입비, 건축공사비만을 평가하면서 기존에 경제성 항목으로 알려진 ‘경제유발 효과’는 전혀 고려되지 않은 것이다.

선정기준이 발표된 이후 공감대를 형성하기 보다 부정적인 기류가 더욱 감지되고 있다.

대전시는 최종 입지 선정을 코앞에 두고 왜 뜬금 없이 선정 기준에 대해 발표했는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허태정 대전시장을 비롯해 야구장 유치전에 뛰어든 구청장들은 공통적으로 내세웠던 것이 단 하나가 있다.

바로 “야구 팬을 위한, 시민을 위한 야구장을 짓겠다”라는 것.

그러나 새 야구장 건립에 있어 이들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 시는 이들의 의견이 “객관적이지 못하다”라는 이유를 들며 고려하지 않겠다는 입장.

이를 두고 걱정이 앞선다. 시민과 야구팬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야구장, 어떻게 결과가 나오던 불만의 목소리가 지속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정말 투명하고 공정한 심사를 실시해 아무 탈 없는 대전의 ‘새 야구장’이 건립되기를 희망해 본다.

이정훈·대전본사 취재2부 classystyl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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