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명품’ 판매 증가세, 대형마트 적자… 온라인에 밀려
소득 격차 증가 원인 지적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소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초저가의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느는 반면 명품 매출이 크게 뛰면서 아주 싸거나, 아주 비싼 것에만 지갑이 열리는 소비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경기 불황과 소비 침체에도 백화점들은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대형마트들은 침체다.

갤러리아타임월드의 지난해 명품 매출은 전년도보다 약 10%나 늘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3분기까지 명품 카테고리 매출이 18.9% 증가했으며,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각각 16.2%, 14.2% 늘었다.

대형마트는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마트의 2018년 3분기까지 매출은 10조 125억원으로 2017년 같은 기간보다 7.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2.5% 줄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는 1818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실적이 대조를 보인 이유로 소비 양극화 심화를 꼽았다. 백화점은 프리미엄 전략으로 선방했지만, 중저가 제품 중심의 대형마트는 초저가 전략을 앞세운 온라인 쇼핑몰에 밀렸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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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이에 따라 대형마트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다. 이마트가 연초부터 파격적인 가격을 앞세운 ‘국민가격’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자 롯데마트도 ‘품격(품질+가격)’ 프로젝트로 최저가 경쟁에 나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가 온라인 가격보다 높고 차별화된 상품과 타깃 고객층을 확보하지 못해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양극화된 소비 행태는 결국 국민들의 소득 격차가 커지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계청의 '2018년 4분기 소득 부문 가계동향조사'를 보면 계층 간 소득 격차가 갈수록 더 커졌고, 지난해 4분기 소득분배 지표가 사상 최악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계층별로 보면 가구 소득 상위 20% 구간의 2018년 4분기 소득은 932만 4000원으로 2017년 동기보다 10.4% 늘었지만, 소득 하위 20% 구간은 월평균 명목 소득이 123만 8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7.7%나 줄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물가인상 등으로 소비자들이 물건을 최대한 싸게 사려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면서 “동시에 초고가 상품을 소비하려는 소비층도 있어 소비 양극화 현상이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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