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인당 GNI 3만1349달러
12년만에 2만달러→3만달러
실질 국내총생산 성장 2.7%
정부소비 5.6% 11년만 최고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처음으로 3만달러를 돌파했다. 2만달러에서 3만달러로 올라서는 데 12년이 걸렸다. 국민소득 3만달러는 선진국 진입 기준으로 여겨진다.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7%로 속보치와 같았다. 그러나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명목 성장률은 20년 만에 최저로 떨어지며 체감 성장률은 낮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18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을 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1349달러로 전년(2만9745달러)보다 5.4% 늘었다. 달러 기준으로 1인당 GNI가 3만달러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6년(2만795달러) 2만달러를 처음 돌파하고 12년 만에 3만달러 고지를 밟았다. 1인당 GNI는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총소득을 인구로 나눈 통계다. 보통 한 나라의 국민 생활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로 통한다. 1인당 GNI 3만달러는 선진국 진입의 기준으로 인식돼오기도 했다.

한국이 2만달러에서 3만달러까지 걸린 기간이 다른 국가보다 긴 편이다. 금융위기를 거친 탓이다. 일본과 독일은 5년, 미국과 호주는 각각 9년이 걸렸다.

한은 관계자는 "환율이 대외 충격으로 폭등하지 않으면 1인당 GNI가 2만달러대로 내려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계속 성장한다면 4만달러 달성까지는 10년 이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실질 GDP 성장률은 2.7%였다. 1월에 발표된 속보치와 같았다. 한국은 '2년 연속 3%대 성장'을 달성하지 못했다. 2017년 3.1%로 3년 만에 3%대 성장에 성공했으나 지난해 다시 2%대로 내려갔다.

민간소비는 2.8%로 2011년(2.9%) 이후 가장 높았고 정부 소비는 5.6%로 11년 만에 최고였다. 반대로 건설투자는 -4.0%로 1998년(-13.3%) 이후 가장 낮았다. 설비투자도 -1.6%로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7.7%) 이후 최저였다. 다만 작년 12월 설비투자가 예상보다 개선되며 1월 속보치(-1.7%)보다 소폭 상승했다. 수출도 4.2%로 속보치(4.0%)보다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서비스 수출 개선이 반영된 여파다. 수입은 1.7%를 기록했다.

경제활동 별로 보면 제조업은 반도체 등 전기 및 전자기기를 중심으로 전년 대비 3.6% 성장했다. 건설업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 등에 따른 토목 건설 감소에 건물 건설까지 부진해 4.2% 감소했다. 건설업 성장률은 2011년(-5.5%) 이후 가장 낮았다.

실질 GNI는 1.0% 늘었다. 교역조건 악화 때문에 실질 GNI는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실질 GDP 증가율을 밑돌았다. 지난해 명목 GDP는 1782조3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0% 늘었다. 명목 GDP 성장률은 외환위기였던 1998년(-1.1%) 이후 20년 만에 최저였다.

실질 GDP 성장률이 같아도 명목 GDP 성장률이 낮으면 경제주체가 성장을 체감하기 힘들다. 물가를 고려하면 실제 가계가 벌어들인 소득, 기업 영업이익 등은 덜 늘었다는 의미다. 명목 GDP 성장률 둔화는 유가 상승으로 교역조건이 악화해서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수입 물가는 올랐으나 반도체 가격 상승률 둔화 때문에 수출 물가는 그만큼 오르지 않았다. 실제로 우리나라 포괄적인 물가수준을 나타내는 GDP 디플레이터는 0.3%였다. GDP 디플레이터는 2006년(-0.1%) 이후 가장 낮았다.

한은 관계자는 "명목 GDP 증가율이 낮아지면 명목소득 증가세가 둔화한다는 뜻이고 그런 측면에서 보면 소비, 투자 등 명목소득과 관련된 활동이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명목 GDP 증가율이 낮아진 주된 원인이 수출입 가격이기 때문에 2018년 지표만으로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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