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자기만의 침묵’.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세상을 차단하고 마음 속 침묵을 빚어내기 위한 33개의 문답. 신간 ‘자기만의 침묵’은 노르웨이의 극지 탐험가이자 작가인 엘링 카게가 남극 탐험 과정에서 경험한 침묵을 바탕으로 철학, 음악, 문학, 미술을 망라하는 다양한 분야의 저명한 사람들이 어떻게 침묵을 정의하고 자기만의 침묵을 만들어 냈는지 탐색한 생활 철학서다.

예수, 아리스토텔레스, 비트켄슈타인, 존 케이지, 뭉크, 올리버 색스 등 철학, 음악, 문학, 미술을 망라하는 다양한 분야의 저명한 사람들이 추구한 침묵 애호는 관념으로서의 침묵을 생활 수단으서의 침묵으로 변화시킨다. 다양한 사례와 자료를 통해 침묵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실생활에서 침묵을 만들어 가는 방법을 무겁지 않으면서도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이 책은 침묵이 인생을 경험하는 우아한 방법이자 시간을 사용하는 신비로운 체험임을 증언한다.

누구나 침묵할 수 있지만 모두가 침묵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침묵에 대한 여느 책과 달리 이 책은 작가의 독특한 이력에서 나오는 생생하고 구체적인 침묵의 체험기다. 본문 중간중간 극지의 절대 고독을 전하는 사진 역시 작가가 직접 찍은 것이다.

설상 스쿠터도 개썰매도 식량 저장소도 없이 세계 최초로 북극에 도착한 엘링 카게는 1993년, 역사상 최초로 혼자, 그것도 걸어서 남극에 도착했다. 1994년에는 에베레스트 정상에도 올랐다. 세계 최초로 남극점, 북극점, 에베레스트를 정복하며 타임지로부터 ‘모험의 한계를 밀어내고 있는 현대의 탐험가’라는 극찬을 받은 그가 한계 상황에서 마주한 것은 침묵의 순간들이다.

존재의 결정체와도 같은 그 완결한 순간의 경험은 산에서 내려온 뒤에도 잊혀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와 함께하는 삶의 무기가 됐다. 어느 탐험가의 체험은 침묵에 대해 우리가 물어야 할 33개의 질문과 대답으로 다시 태어났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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