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팀장' 역할로 첫 조연…이젠 액션 장르도 OK"

'황후의 품격' 이수련 "대통령 경호관 경력, 연기에 도움됐죠"

"'최 팀장' 역할로 첫 조연…이젠 액션 장르도 OK"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최근 종영한 SBS TV 수목극 '황후의 품격'에서 최 팀장은 태후 강씨(신은경 분)의 명령이라면 무조건 받드는 충성스러운 심복이다.

장르극에 으레 등장하는 조연으로 보고 지나치기 쉽지만, 그 역을 소화한 배우가 대통령경호실 경호관 출신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경호관 10년 경력을 버리고 서른이 넘은 나이에 연기에 입문한 배우 이수련(38)이 그 주인공이다.

최근 광화문에서 만난 이수련은 "단역만 하다가 처음으로 긴 호흡으로 하는 역할을 맡게 돼 너무 감사하다"며 "'황후의 품격'은 너무 고마운 작품"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황후의 품격' 오디션을 보고 나서 주동민 감독님한테서 '최 팀장 역할이랑 잘 맞을 것 같다, 같이 해보고 싶다'는 연락이 왔어요. 제 이미지가 역할과 어울린다고 생각하셨나 봐요. 액션이 아니라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역이라는 대답을 듣고는 기분이 좋았어요."

이수련이 대통령경호실을 관두고 배우로 변신하게 된 계기는 '내가 진짜로 하고 싶은 게 뭘까'라는 내면의 물음이었다.

"10년간 경호원으로 일을 하다 보니 패턴과 노하우가 생기고, 그런 상황이 되니 더 발전하고 성장할 수 없을 것 같았어요. '그냥 이대로 흘러가며 살겠구나' 했는데, 그게 너무 재미없었던 거죠."

30대 중반이라는 나이에 인생의 방향을 완전히 틀어버리기가 쉽지 않았다. 이수련은 "바닥부터 시작했다"는 표현을 썼다. 한참 어린 10대들이 다니는 연기 학원에 등록해 발성하는 법부터 배웠고, 유명하다는 재야의 연기 고수들을 찾아가 개인 레슨을 받았다.

이수련은 "그래도 경호원 시절 경험들이 연기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극 중 황실 행사가 열릴 때 의전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제작진에게 작은 팁을 건넨 것도 그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어떤 상황이든 대비하고 있어야 하는 게 직업이었기 때문에 연기할 때 전혀 떨리거나 긴장되지 않아요. 중심이 잡혀 있다고 해야 할까요.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고 약속 시각은 칼 같이 지키는 게 몸에 뱄어요."(웃음)

액션 배우 이미지가 굳어질까 봐 일부러 액션 장르는 하지 않았다는 그는 이제 한결 부담을 내려놓고 다양한 장르를 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엄청 망가지는 역, 엉뚱한 '4차원 캐릭터', 굉장히 잔인한 악역…. 다 좋아요. 뽀글뽀글 파마머리를 했는데 액션 잘 소화하는 아줌마 캐릭터도 좋아요. 원빈 '아저씨'의 '아줌마' 버전이라고 해야 할까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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