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구 충북도 투자유치과장

지난 2월 21일은 충북 도정 역사상 투자유치 정점을 찍은 날이었다. SK하이닉스가 충북 청주에 10년간 35조원을 투자해 낸드플래시 증설 생산기지화 및 신규부지 구입 등을 추진할 예정임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투자규모는 충북도의 한해 예산이 4조 5000억원으로 거의 8년 치 예산안과 맞먹는다. 일부 아쉬운 시선도 있지만 향후 낸드플래시 충북지역 거점 확대로 못 박은 이번 결과는 도정에 큰 획을 그은 성과임이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투자유치과 직원들의 자체 홍보 현수막을 제작하기로 하고 슬로건을 추천받았는데 그 중 신규 임용된지 한 달 남짓 된 젊은 직원이 '지치면 지고 미치면 이긴다! 35조 투자유치!'라는 참신한 문구를 제안했다.

D램 관련 반도체 클러스터가 용인으로 입지가 확정됐지만 충북도는 3년 전 관련 동향을 입수한 이후부터 각종 물밑작업을 통해 우리지역에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를 목표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와 관련해 도지사를 비롯한 투자유치부서 공직자들의 피나는 노력을 아는 이는 실제로 얼마나 될까? 실제로 지난해 8월 최종현 SK 선대회장 20주기 추모식에서도 충북도의 부지를 제안하는 모습을 본 SK관계자들마저 그 집요함에 경의를 표할 정도였다.

SK하이닉스는 향후 이천·용인·청주를 잇는 반도체 삼각벨트를 조성해 이천은 본사기능과 연구개발(R&D)/마더팹(Mather FAB) 및 D램 생산기지로, 청주는 낸드플래시 중심 생산기지로, 용인은 D램/차세대 메모리 생산기지 및 반도체 상생생태계 거점으로 구축해 중장기 성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충북도도 SK하이닉스의 투자가 조기에 실현될 수 있도록 정무부지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TF를 충북도, 청주시, 한국전력, 수자원공사 등 관련기관·협·단체로 구성·운영할 것이며, 3월중 청주TP부지 양해각서 및 분양계약을 체결해 청주에 약 40만평 클러스터 조성 추진에 힘쓸 계획이다.

그간 서울에 파견된 투자유치팀을 첨병으로 투자유치과 직원 24명은 끊임없이 수도권기업의 문을 두드려 왔으며, 갖은 문전박대와 만만치 않은 환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공격적인 투자유치활동을 벌여 수도권기업의 충북 이전과 외국인투자기업 유치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사상최대 청년 취업난과 일자리 미스매칭으로 경제성장은 둔화되고 지역경제가 퇴보할 위기에도, 충북의 지역내총생산(GRDP)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민선7기 충북 투자유치 40조원 달성을 목표로 삼고 발로 뛰어다닌 공직자들의 노력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새로 제작한 현수막을 걸면서 정말 모든 일에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한다면 안되는 게 없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사람이 살아갈 때 깨끗한 공기로 호흡을 해야 원활히 살아갈 수 있는 것과 같이 산업에서의 필수 사항은 원활한 전기 공급이다. 우리도는 양질의 전기 공급을 위해 지난 2월 21일 '신청주에너지센터'건립을 위한 상생협약을 한국전력공사 중부건설본부와 체결했다. 이는 통상 8년이 소요되는 345KV 변전소 건설을 5년으로 단축해 2023년 10월까지 조기 준공하는 내용으로써, SK하이닉스 뿐만 아니라 청주TP내 많은 기업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충청북도 투자유치과 직원들은 아직 목이 마르다. 향후 혁신도시 인근 20㎞이내에 메모리반도체 분야 뿐만 아니라 시스템반도체분야 기업을 위한 테스트베드 조성을 위해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반도체 소재·장비 1, 2차 협력업체 집중 유치에 총력을 기울여야하기 때문이다. 지치면 지고 미치면 이길 수 있는 지자체간 투자유치 전쟁에서 충북 투자유치 40조원 달성을 위한 투자유치과 직원들의 끝나지 않는 전쟁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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