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대전을 뒤덮은 2일 오후 2시 시민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중구 대흥동 상점가. 사진 = 이심건 기자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가뜩이나 경기가 안 좋아 어려운데 미세먼지까지 하늘을 뒤덮으니 사람이 없어 장사가 안됩니다.”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에 거리의 사람들이 사라졌다. 숨 쉬는 일이 공포가 된 사회에서 시민은 잔뜩 웅크렸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 영업을 아예 접은 곳이 있는가 하면, 문을 연 가게도 손님 30% 정도가 줄어 하늘만 탓하고 있다.

미세먼지가 대전을 뒤덮은 2일 오전 11시 대전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거리. 시민이 외부 활동을 줄이면서 으능정이거리를 찾는 발길이 뚝 끊겼다. 평소보다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손님이 줄어들며 며칠째 장사를 망친 상인들은 울상이 됐다.

상인 김모(47) 씨는 “미세먼지가 너무 심하니까 유동인구도 없어 장사가 너무 안되고 손님은 계속 줄어들고 있어 답답하다”며 “우리 같은 사람이 날뛴다고 달라질 것도 없고 미세먼지가 없어지길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

주말을 맞아 으능정이거리를 찾은 사람들은 숨을 들이켤 때마다 피할 수 없는 미세먼지에 답답함을 토해냈다. 대학생 윤모(26·여) 씨는 “마스크를 벗으면 먼지가 자꾸 들어오는 거 같고 숨 쉬는 것도 좀 불편하다”며 “일주일 전에 미리 약속을 잡아 어쩔 수 없이 나왔다”고 말했다.

다른 곳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날 오후 2시 중구 대흥동 상점가도 시민의 발걸음은 끊겼다.

2일 오전 11시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인 대전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거리. 사진 = 이심건 기자
대흥동의 상인은 “미세먼지가 심해진 어제부터 손님 안 와서 주말 장사를 망쳤다”며 “미세먼지 여파로 평소보다 매출이 30% 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전에 일기예보를 챙겨 보는 것이 일상이 됐다"며 “오늘처럼 미세먼지가 심할 땐 장사를 접어야 하나 싶다가도 일을 안 하면 생계가 어려워져 울며 겨자 먹기로 나오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이날 대전의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68㎍/㎥이었다. 최악의 공기 질로 대전과 세종, 충남 전역에 초미세먼지 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도 내려졌다.

초미세먼지 농도 등급은 ‘좋음’(0~15㎍/㎥), ‘보통’(16~35㎍/㎥), ‘나쁨’(36~75㎍/㎥), ‘매우 나쁨’(76㎍/㎥ 이상)으로 구분된다. 시민은 미세먼지를 피해 외출을 자제했다.

주부 김모(61) 씨는 “조금만 걸어도 눈이 따갑고 숨쉬기가 힘들어 밖에 나갈 엄두가 안 난다”며 “뿌연 하늘 밑에서 돌아다니기 쉽지 않고 밖에 있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집에 머무르려 한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