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제재에 고용 불안정 높아
공립 추가 임용 계획 구체화
인력 부족…입학 연기 된서리

[충청투데이 윤희섭 기자] 에듀파인 도입을 두고 논란을 겪고 있는 사립유치원 인력이 대거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에듀파인 거부 사립유치원에 대한 제재 방침 등으로 고용 불안정성이 높아진데다가 공립유치원 신·증설로 인해 유치원교사 추가 임용이 예정되면서 젊은 교사들 사이에서 ‘시험 준비’ 명목으로 근무지를 떠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관내 공립유치원 27학급이 신·증설되면서 유치원교사 신규 임용후보자 선정경쟁시험을 사전 예고했다. 이는 교육 당국이 유치원 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립유치원 증설 계획에 따라 교사 510명을 추가 선발한다는 계획에 따른 것이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 전형으로 선발된 1000여명에 추가로 500여명이 더해지게 된 것이다.

대전지역내 선발 예정인원은 17명이다. 1차 시험은 오는 6월 1일 시행되며 추가 선발되는 인원은 오는 9월부터 일선에 배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따라 임용시험 준비를 명목으로 근무하던 사립유치원을 떠나는 젊은 교사들이 속출하고 있다.

앞서 최근 대전지역내 사립유치원 중 일부가 오는 4일 예정된 입학식을 6일로 연기하면서 ‘파업’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에서 국가회계관리시스템인 ‘에듀파인’ 도입 의무화에 반발하고 있는 와중에 입학식을 연기하면서 구설에 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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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4일에서 6일로 입학식을 연기한 지역내 사립유치원은 2곳으로 파악되고 있다. 2곳 중 1곳은 최근 이탈한 교사 인력 충원 후 신학기 준비를 위해 입학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학부모나 대외적으로 알리지 않고 진행하면서 아이들을 볼모로 에듀파인 도입을 거부하는 유치원으로 낙인 찍히게 된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사립유치원 관계자 A씨는 “지난해부터 올해 유치원교사 추가 임용시험이 있을 것이란 소문이 젊은 선생님들을 중심으로 돌았다”며 “이번달 임용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지역내에서 최근에 사직하는 선생님들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어 “유치원 대상으로 원아 감축 등 제재 방침이 떨어지면서 선생님들 사이에서는 고용 불안정성이 상당히 높아져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27일 기준 대전지역내 에듀파인 도입 의무화 대상 사립유치원 19곳 중 참여의사를 밝힌 곳은 1곳에 불과하다. 에듀파인 도입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유치원은 정원·학급 감축, 유아 모집 정지, 차등적 재정지원 등 행정처분 대상이 된다.

그만큼 사립유치원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의 고용 불안감은 최고조에 달해 있는 것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최근 입학일을 연기한 일부 유치원은 에듀파인 도입 거부로 인한 집단행동은 아니다”라며 “사립유치원 교사들의 사직이 반드시 유치원교사 추가 임용시험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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