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여론조사 오세훈에 밀려
보수 전반 걸친 구심점 부재
‘5·18 폄훼’ 징계 논의 본격화
‘민심·당심’ 괴리 극복 숙제

[충청투데이 백승목 기자] 자유한국당을 2년간 이끌 새 사령탑에 황교안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되면서 그의 정치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과반 득표에 성공한 황 신임 대표는 향후 대권 도전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한편,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게 크게 뒤쳐진 점은 '중도층 확장' 등 극복해나가야 할 과제도 확인됐다는 분석이다.

'정치 신인'이 단숨에 제1야당 대표에 오를 수 있었던 데는 박근혜 정부의 마지막 총리이자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닌 이력이 안정감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수 전반을 아우르는 구심점 형성이 부재한 상황에서 전국 인지도와 경쟁력을 갖춘 동시에, 새 인물에 대한 갈망이 반영된 결과란 설명이다.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한국당 스스로 우익·강경보수 정당이라는 정체성을 확립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황 대표와 보조를 맞출 최고위원에는 "5·18 유공자는 괴물집단"이라는 망언을 한 김순례 의원이 당선됐으며,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저딴 게 대통령"이라는 막말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김준교 청년 최고위원 후보는 26.5%를 얻어 2위를 기록했다. 

다만 이같은 강경보수 색채는 당 외연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만큼, 그의 앞길에 과제가 적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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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황 대표는 5·18 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으로 논란의 실마리를 제공한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에 대한 징계가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종명 의원은 당 윤리위에서 제명 결정을 내렸지만, 처분을 확정할 의원총회는 전당대회 이후로 미뤄졌고 김진태·김순례 의원은 전당대회 후보라는 이유로 윤리위 심의 자체가 유보됐다. 

황 대표는 새로운 지도부가 구성된 만큼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서 해결하지 못한 징계 문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총선·대선 승리, 집권을 노리는 대중정당으로서는 민심과 '당심'(당원 여론)의 괴리를 극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차기 총선에서 기존 한국당 지지층을 넘어 중도층과 수도권 표심을 잡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37.3%에 그치며 50.2%를 기록한 오 전 시장에게 무려 13%p 차이로 뒤쳐진 대목은 두고두고 부담이 될 전망이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언론사와의 퇴임 인터뷰에서 "당심과 민심이 많이 벌어지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있다"며 "차기 지도부는 당심과 민심이 벌어지면 어떻게 줄여나갈 것인지 고민을 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오세훈 역할론’이 주목받는 모습이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오 전 시장이 대국민 여론조사에서 과반 이상의 지지를 얻으며 황 대표를 압도한 만큼, 내년 총선 '확장성' 이슈를 이끄는 중도 개혁의 대표주자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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