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운동 대표 진원지 8코스·19코스…주상절리와 에메랄드빛 바다 등 경치도 으뜸

▲ (제주=연합뉴스) 올레꾼들이 올레길 19코스 중 노란 유채꽃이 핀 제주시 함덕 서우봉을 거닐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제주=연합뉴스) 올레꾼들이 올레길 19코스 중 노란 유채꽃이 핀 제주시 함덕 서우봉을 거닐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서귀포=연합뉴스) 2018년 10월 제주 서귀포시 천제연폭포 일대에서 일제 강점기 제주지역 최대 항일투쟁으로 재조명되고 있는 무오 법정사(法井寺) 항일항쟁 100주기 기념행사가 열렸다. 참가자들이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 (서귀포=연합뉴스) 2018년 10월 제주 서귀포시 천제연폭포 일대에서 일제 강점기 제주지역 최대 항일투쟁으로 재조명되고 있는 무오 법정사(法井寺) 항일항쟁 100주기 기념행사가 열렸다. 참가자들이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 (제주=연합뉴스) 2013년 제주에 가면 꼭 가 봐야 할 7대 비경으로 뽑힌 지삿개 주상절리. 올레길 8코스를 걷다보면 마주친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제주=연합뉴스) 2013년 제주에 가면 꼭 가 봐야 할 7대 비경으로 뽑힌 지삿개 주상절리. 올레길 8코스를 걷다보면 마주친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서귀포=연합뉴스)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내에서 올레꾼들이 유채꽃이 활짝 핀 산책로를 걷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서귀포=연합뉴스)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내에서 올레꾼들이 유채꽃이 활짝 핀 산책로를 걷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제주=연합뉴스) 기미독립운동 97주년 기념 제24회 조천만세 대행진이 열린 1일 제주시 조천읍 만세동산 기념탑 앞에서 참가자들이 조천만세운동을 재연하며 대한독립만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제주=연합뉴스) 기미독립운동 97주년 기념 제24회 조천만세 대행진이 열린 1일 제주시 조천읍 만세동산 기념탑 앞에서 참가자들이 조천만세운동을 재연하며 대한독립만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제주=연합뉴스) 올레 19코스(조천 만세동산∼김녕 서포구)에서 연 치유 여행을 하는 올레꾼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제주=연합뉴스) 올레 19코스(조천 만세동산∼김녕 서포구)에서 연 치유 여행을 하는 올레꾼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꿀잼여행] 제주권: "만세! 만세! 만세!…올레길 걸으면 들리는 거센 함성

항일운동 대표 진원지 8코스·19코스…주상절리와 에메랄드빛 바다 등 경치도 으뜸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따스한 봄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는 3월의 첫 번째 주말이자 100번째 맞는 3·1절 연휴, 무언가 의미 있는 여행을 떠나야 하지 않을까.

제주에서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올레길을 걸으며 그 의미를 되새기는 행사가 열린다.

제주지역 항일운동의 대표 진원지들을 올레길을 통해 '꼬닥꼬닥'(천천히란 뜻을 가진 제주 방언) 걸어보자.

3월 1일 제주는 평년보다 다소 높은 기온에 대체로 맑은 날씨를 보여 걷기에 좋겠다. 다만, 2일부터는 차차 흐려져 비가오겠다.

◇ 법정사 항일운동 지나는 '올레길 8코스'

제주올레는 3월 1일 '함께 걷는 100주년, 평화의 길을 잇다' 행사를 제주올레 8코스에서 연다.

참가자들은 이날 올레길 8코스 시작점인 '월평아왜낭목' 쉼터에서 독립선언문을 낭독하고 19.6㎞를 걸어 종점인 대평포구에 다다르면 독립만세·평화올레 만세 삼창을 하며 행사를 마무리한다.

장장 425㎞에 달하는 올레길 26개 코스 중 왜 8코스일까.

제주 최대 항일 운동이 벌어졌던 '법정사 항일운동' 현장 인근을 올레길 8코스가 지나기 때문이다.

3·1운동보다도 5개월가량 이른 1918년 10월 7일 일어난 '법정사 항일운동'은 당시 법정사 주지 김연일을 비롯해 강창규, 방동화 등 승려들이 주도해 이뤄졌다.

일본 관리를 소탕하고 일본인을 추방하기 위해 스님과 신도, 마을 주민 등 700여 명이 거사에 참여해 경찰 중문주재소를 습격, 물건을 때려 부수고 불을 질렀다.

당시 많은 이들이 옥고를 치렀고 일부는 옥사했다.

올레길을 걸으며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알고 간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올레길 8코스는 길게 뻗은 해안길을 따라 걷는 바당올레 코스로 5∼6시간 정도 소요된다.

8코스의 하이라이트는 서귀포시 대포동에서 중문동 사이 해안 약 2㎞에 걸쳐 뻗은 주상절리대다.

14만∼25만년 전 인근의 '녹하지오름'에서 분출한 용암이 해안으로 흘러와 급격히 굳으면서 생겼다.

햇살을 머금어 반짝이는 드넓은 바다를 배경으로 육각형의 돌기둥이 병풍처럼 펼쳐져 자연의 위대함과 절묘함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이어 '별이 내린 내'라는 뜻의 베릿내가 흐르는 베릿내오름, 중문색달해변, 해수와 담수가 만나는 논짓물을 연달아 만날 수 있다.

논짓물을 지나면 종점인 대평포구까지는 유모차는 물론 휠체어도 갈 수 있는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대평리는 자연과 어우러진 여유로움이 가득한 작은 마을로, 안덕계곡 끝자락에 바다가 멀리 뻗어 나간 넓은 들(드르)이라 해 '난드르'라고 불리는 마을이다.

평화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울 수 있는 최적의 걷는 길 코스다.

◇ "3·1운동부터 제주4·3까지 걸으며 배워요"

이러한 대대적인 행사에 참여하지 않고 조용히 3·1운동의 의미를 되새기고 싶다면 제주올레 19코스가 있다.

1919년 3월 1일 만세시위는 비단 서울에서만 일어나지 않았다.

한반도 남녘 끝 제주에서도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자주독립을 외쳤다.

당시 서울로 유학 갔던 18세의 청년 김장환(1902∼?) 선생이 독립선언서를 품고 일제 감시망을 피해 가까스로 제주로 돌아와 3·1운동의 불씨를 지폈다.

3월 21일 목숨을 걸고 시위를 주도한 김시범·김시은·김장환 선생 등 14명의 주도자들은 조천읍 만세동산(미밋동산)에 태극기를 높이 꽂고 수백 명의 군중 앞에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올레길 19코스는 바로 조천 만세동산에서부터 시작한다.

이곳에는 제주항일기념관을 비롯해 애국선열추모탑과 3·1운동기념비, 제주 출신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위패를 봉안한 창열사가 자리해 있어 우리나라 항일운동사의 전체적인 흐름 속에서 제주지역 항일운동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다.

19코스는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들을 펼쳐 보여주며 심심할 틈 없이 바다·오름·곶자왈·마을·밭 등을 자연스레 넘어가듯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매력적이다.

조천 만세동산에서 신흥, 함덕, 북촌, 동복을 거쳐 김녕으로 이어지는 19.4㎞ 길이로, 코스 난이도는 함덕해수욕장 옆 서우봉을 오르는 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구간이 평탄해 비교적 어렵지 않게 갈 수 있다.

특히 길을 걷다보면 제주4·3을 전국에 알린 소설 '순이 삼촌'의 배경이 되는 너븐숭이 4·3기념관을 마주하게 된다.

너븐숭이는 4·3의 광풍이 몰아치던 1949년 1월 무장대의 기습에 군인 2명이 숨지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같은 날 군 토벌대가 북촌리 주민 400여 명을 무차별 총살하고 가옥을 불태운 학살 현장이다.

올레길 19코스에서는 3·1운동에서 제주4·3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비극적인 역사의 현장을 몸소 느낄 수 있다.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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