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주 농협 청주교육원 교수

에어비앤비가 전 세계 쇠락한 시곫마을을 살리겠다며 2016년 시작한 마을회관 프로젝트(Community center project)가 있는데 마을회관을 지어 여행자들이 머물게 한 뒤 마을을 통째 빌려주는 프로젝트다. 마을주민 저체가 호스트가 되고, 게스트는 머무는 동안 마을주민이 된다.

첫 사례가 삼나무로 유명한 일본 나라현 요시노의 작은 마을로 에어비앤비는 중앙광장에 삼나무로 마을회관을 지었다. 주민들은 게스트들을 사케와 젓가락 공장으로 안내했고 늘 먹던 음식으로 함께 식사하며 대화를 나눴다. 무기력했던 주민들은 활력을 얻었고, 게스트들은 새로운 문화체험을 하게 됐다.

당시 영국, 이탈리아, 중국 등이 동참하겠다고 나섰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게스트들을 수용할 만한 크기의 마을회관을 짓는 것부터 쉽지 않았고, 손님들의 발길이 끊길 경우 유지비용을 누가 댈 것인가도 문제였다.

그래서 마을회관 프로젝트 아이디어를 냈던 공동창업자 조 게비아는 방법을 바꾸기로 했다. 커뮤니티 투어리즘 프로그램 (Community tourism program)은 지역사회가 여행프로그램을 개발해 제안하면 에어비앤비가 심사를 통해 선정한 뒤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전 세계 4700여개 마을이 신청서를 제출했고 이 가운데 24개 프로젝트가 진행됐거나 진행중이다.

"우리 마을을 소개하면 좋을 텐데"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여행상품이 됐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 한 마을에서 가장 맛있는 젤라또 가게를 가고 싶다고 해보자, 여행가이드와 그 마을에 30년 거주한 주민 중 누구한테 묻겠는가? 라고 에어비앤비 글로벌 책임자 탈레브 리파이는 말한다. 그래서 이런 여행상품들이 탄생했다.

프랑스의 'Farm-to-table'은 게스트들이 농촌에 묵으며 현지 주민과 함께 농작물을 수확해 요리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프랑스 20여개 마을이 참여하고 있다. 옥시타니에서 3대째 목장을 하는 농부 스테판 서리는 게스트들과 소먹이를 주고 양을 치며 치즈를 만들고 우유를 짠다. 그런 뒤 프랑스 서남부의 전통요리를 함께 만든다. 사과, 배, 자두로 유명한 그랑테스트 지역의 과수원들은 게스트들과 함께 과일을 따 이 지역 전통 레시피로 타르트, 잼, 마카롱 등을 만든다.

이탈리아의 ' 작은 마을 발견하기' 'Discover an ltalian Borghi'라는 이름의 이 프로그램은 이탈리아 40여개 마을이 기획한 것으로 마을의 보물 같은 장소를 주민들이 소개한다. 각 마을이 거리가 멀지 않아 여행객은 원하는 곳들을 골라 안내를 받을수 있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에서 문학 계몽운동이 시작된 치비타캄포마라노는 매년 도서축제를 여는데 이 기간 게스트들을 모집해 함께 축제를 즐긴다. 삼부카 디 시칠리아에서는 아랍부터 비잔틴에 이르기까지 마을의 문화유적을 볼수 있다. 이탈리아는 2017년부터 이 프로그램을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게스트 수가 54만2천 명, 지역 매출이 7700만 유로(979억 원)에 달한다. "한적하던 마을에 활력이 생겼다. 작은 가게나 공방을 하거나, 농사를 지으며 살던 주민들이 어떻게 하면 더 좋은 프로그램을 제공해줄지 고민하고 있다. 마을이 젊어졌다" 라고 지역주민이 에어비앤비 블로그에 남겼다.

에어비앤비에서 하는 것과 비슷하게 우리나라도 농촌체험브랜드 팜스테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농가에서 숙식하면서 농사, 생활, 문화체험과 주변광광지 관광 및 마을 축제 등에 참여할 수 있는데 이런 팜스테이가 농촌관광사업 활성화로 농가 소득 향상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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