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부영 한서대학교 교수

수년전에 수산산업 발전을 위해 물불 않가리고 뛴 적이 있다. 서해안지역 곳곳을 누비며 많은 것을 보았고 ‘해양’과 ‘수산’ 분야의 밝은 미래를 체감하기도 했다. 서해안은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천혜의 갯벌이 펼쳐져 있어 각종 해산물이나 수산자원이 맛도 좋고 영양가 또한 풍부하다.

며칠간은 ‘김’ 생산현장을 집중 살펴보기도 했다. 바다에서 김 원초를 채취하는 모습, 물김 관리공정, 가공공장의 마른김과 조미김 생산 현장 등을 세심히 살피면서 ‘김의 가치’ 와 ‘김산업의 미래 모습’을 더한층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되었다.

김은 누구나 좋아하는 식품이다. 미국의 유명한 경제신문 ‘WSJ’은 ‘김과 미역을 한국의 슈퍼 푸드’라고 소개한 적도 있다. 김은 단백질과 비타민이 많이 함유되어 최고의 건강식품으로 통한다.

마른 김 5매에 들어 있는 단백질은 달걀 1개분에 해당하며, 비타민 A는 김 한 장에 함유되어 있는 것이 달걀 2개 분과 맞먹는다고 한다. 비타민 B2 또한 많이 들어 있고 비타민 C는 채소에 비해 안정성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 주목할 점은 김의 산업적 측면이다. 김은 어느덧 한국 수산물 수출 1위 품목이 되었다. 전통적 수출 효자 식품인 참치, 인삼, 라면 등을 넘어섰다. 지속적인 제품개발과 시장개척 노력 덕분이다. 최근엔 외국에서 밥 반찬이 아니라 저칼로리 건강 스낵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2024년에 연간 김수출 10억달러(한화 약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김이 식품산업의 반도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한다.

충남 또한 ‘김산업 메카’ 지역중 하나이다. 충남 서해안은 꽃게, 대하, 해삼 등 각종 질좋고 맛난 수산자원의 보고(寶庫)이다. 특히 김은 충남 도내 수산물의 약 32%를 차지하는 핵심 주력 품목이다. 충남의 김 생산어가 당 소득도 2016년 기준으로 3억원대에 진입했고, 김 가공업체는 전국 대비 50% 수준인 약 360개소로 매우 높은 편이다.

서천은 전국 최고 품질의 원초김 주산지이며, 홍성(광천)은 조미김 업체가 집적돼 있다. 보령(대천)은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전국적 인지도의 대규모 조미김 업체가 입지해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 김 생산량의 55%를 차지하고 있고 세계에서 소비되는 마른김의 50%가 한국산인 것을 보면, 전남은 김 양식 측면에서, 충남은 마른김과 조미김 측면에서 산업규모가 월등함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과제도 많다. ‘김 종주국’ 이라는 명예와는 달리 평균 가격이 일본 김의 45%, 중국 김의 75%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일본의 메이저 김 업체나 중국 기업들이 한국진출을 타진하고 있어 국내시장이 ‘국제 김산업의 각축장’이 될 것으로 우려하는 사람도 있다.

충남지역의 경우 김 브랜드에 비해 해외 수출비중이 낮은 것도 과제다. ‘김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과제 해결을 위한 중장기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대안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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