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연결선 신설 불발 땐 운행시간 40여분 늘어
제천 봉양∼강원 원주 연결선 빠질 땐 '제천 패싱'

▲ [충북도 제공]
▲ [충북도 제공]
충북선 철도 고속화 추진한다더니…저속철 우려

오송 연결선 신설 불발 땐 운행시간 40여분 늘어

제천 봉양∼강원 원주 연결선 빠질 땐 '제천 패싱'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이 지난달 말 정부의 예비타당성(이하 예타) 조사 면제 대상에 포함됐지만, 저속철을 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와 충북도가 구상하는 노선에 차이가 있어 운행시간 단축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23일 충북도에 따르면 정부는 예타 조사 면제 대상 발표 때 이 사업 총예산을 충북도가 제시한 1조8천153억원보다 3천153억원 적은 1조5천억원으로 명시했다.

사업비의 차이는 연결선·경유선 신설 여부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충북도는 분석했다.

지금은 목포에서 출발한 열차가 강릉까지 가는 데 3번의 환승을 고려할 때 길게는 7시간, 짧게는 5시간 30분 걸린다.

이를 3시간 30분으로 단축하려면 목포∼광주∼익산 고속선을 이용한 열차가 KTX 오송역에서 선로 교체 없이 충북선으로 진입할 수 있는 연결선을 새로 깔아야 한다.

이것이 충북도의 계획이지만 정부 구상은 이와 큰 차이가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충북도 계획상 목포∼광주∼익산 고속선을 이용한 열차는 오송을 앞두고 연결선으로 갈아탄 후 충북선에 진입하게 된다.

그러나 정부 구상은 익산을 통과한 열차가 대전에서 경부선(일반선)으로 갈아탄 후 조치원을 거쳐 오송으로 이동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오송 연결선 공사가 필요 없지만 열차 운행시간은 애초 계획보다 40여분 늦어지게 된다.

'제천 패싱' 우려도 커지고 있다.

충북선으로 들어선 열차가 제천 원박역까지 이동한 후 봉양역에서 원주∼강릉 노선으로 원활히 갈아탈 수 있도록 원박∼봉양 경유선을 신설한다는 게 충북도의 구상이다.

그러나 이 경유선 공사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1조5천억원으로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을 추진한다면 경유선 신설이 어렵다는 게 충북도의 얘기다.

이 사업이 정부의 예타 조사 면제 대상에 포함되기 전인 2017년 1월 국토교통부는 열차가 제천 원박역까지 간 후 봉양역을 거치지 않고 원주∼강릉 노선으로 갈아타는 것을 검토했었다.

도 관계자는 "정부가 사업비를 3천억원 적은 1조5천억원으로 명시했다는 점은 기획재정부가 충북도 계획을 면밀하게 검토하지 않고 예전에 수립된 국토교통부 계획을 참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충북도의 이런 우려가 현실화한다면 제천시는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지역이 된다.

기획재정부는 이달 말부터 오는 6월 말까지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를 하고 이후 국토교통부가 기본계획 수립에 나서게 된다.

기본계획 수립 때 사업비와 구체적인 노선이 결정되는 만큼 오는 6월 말까지 정부를 설득해야 하는 충북도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도 관계자는 "각종 우려를 불식하려면 기획재정부를 설득해 사업비를 애초 목표액인 1조8천153억원으로 끌어올리는 수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k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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