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끝까지 사고·주연 하차·연장근로 법적 다툼 등 잡음

▲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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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후의 품격', 폭력·선정성 논란 끝에 16.5% 종영

시작부터 끝까지 사고·주연 하차·연장근로 법적 다툼 등 잡음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끝을 모르고 폭주한 스토리에 구경꾼이 몰렸지만, 선을 넘은 순간 등 돌리는 사람이 늘었다.

22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방송한 SBS TV 수목극 '황후의 품격' 마지막 회 시청률은 14.1%-16.5%를 기록했다.

최종회에서는 오써니(장나라 분)에 의해 황실의 추악한 면모가 세상에 드러나고 황실은 폐지됐다. 그러나 태후(신은경)의 반성 없는 악행으로 나왕식(최진혁)에 이어 아들인 황제 이혁(신성록)까지 죽음을 맞았다.


막장 요소가 다분한 장르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 온 김순옥 작가는 이번에 주말이 아닌 평일로 자리를 옮기면서 기존보다도 화끈한 이야기 전개를 선보였다.

특히 대한제국 황실이라는 특수한 배경에 자신이 가장 자신 있는 소재인 복수와 다양한 인물들의 두뇌 싸움을 다뤄 초반부터 몰입감을 높였다. 주말극보다 짧은 평일 미니시리즈 분량이 극의 호흡도 빠르게 당겨 젊은 시청자들까지 만족시켰다.

'평일 미니시리즈의 주말극화' 전략이 비지상파의 트렌디한 작품들과 오히려 차별화하는 데 성공하면서 '황후의 품격'은 초반부터 높은 시청률을 기록, 중반부에는 17%까지 돌파하면서 20%를 목전에 두기도 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시작부터 끝까지 다양한 논란 등 잡음에 시달리며 문제작으로 남게 됐다.

극 초반에는 현장에서의 지나친 연장 근로로 스태프가 SBS와 제작사를 고발했는가 하면 주연 배우인 최진혁과 신성록이 고난도 액션을 소화하다가 잇달아 다쳐 작품 내내 좋지 않은 컨디션으로 촬영해야 했다.

게다가 첫 회부터 폭력과 방화, 고문, 생매장, 살인, 그리고 수위 높은 애정 행각까지 각종 선정적인 장면이 등장하면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법정 제재를 받기도 했다.

그런데도 제작진은 선정적인 장면을 포기하지 못했고, 막판에는 임신부 성폭행, 사람을 상대로 한 불법 임상 시험, 친족 살해까지 다루는 등 돌이킬 수 없이 점입가경이 됐다.


급기야는 자초한 악재에 더해 남자 주연 배우가 극 도중 하차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각종 논란에도 시청률이 꾸준히 두 자릿수를 유지한 이 작품에 대해 SBS는 다소 무리하게 4회 연장을 결정했는데, 남주인공 나왕식을 연기해온 최진혁이 연장 분량에는 참여할 수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를 두고 남주인공 캐릭터와 분량이 초기 기획 방향과 다르게 가면서 최진혁 측과 제작진 간 불화가 있었다는 설이 제기돼 현장 내외 분위기는 급랭했다.

남주인공이 갑자기 퇴장하면서 얼굴도 제대로 내놓지 못한 대역이 나왕식의 초라하고도 개연성 없는 죽음을 연기했고, 극의 꼴은 더욱 우스꽝스럽게 됐다.

'황후의 품격'이 시작부터 끝까지 겪은 각종 논란은 비단 SBS와 이 작품에 국한해서 생각할 일은 아니다.

'생방송 촬영'과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데만 골몰한 전개 방식은 최근 배우·극본·제작비 기근, 삼중고에 시달리는 지상파가 선택할 수 있는 미봉책이자 피하기 어려운 유혹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를 둘러싼 논란을 통해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관점에서의 대대적인 재정비가 필요함을 다수가 깨닫게 됐다.

'황후의 품격' 후속으로는 한예슬-주진모의 '빅이슈'를 방송한다.

한편, 전날 동시간대 방송한 KBS 2TV '왜그래 풍상씨'는 12.7%-14.4%, MBC TV '봄이 오나 봄'은 2.1%-2.4%의 시청률을 보였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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