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은하 간 상호작용이 은하의 회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관측 증거가 이번에 최초로 발견됐다.

한국천문연구원(이하 천문연) 연구진은 은하의 회전 방향이 이웃 은하의 평균적인 운동 방향과 뚜렷한 상관성을 보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러한 상관성은 최대 260만 광년 떨어진 이웃 은하들에서도 발견됐다.

은하가 1억년에 6만 광년 정도를 이동한다고 추정할 때 은하는 약 40여억년 전에 다른 은하와 만났던 기억을 회전이라는 운동학적 성질로써 간직하고 있는 셈이다.

은하 회전과 이웃 은하 운동의 상관성은 은하의 외곽부 회전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또 회전하는 은하가 어둡고 가벼울수록, 이웃 은하는 밝고 무거울수록 상관성이 높게 나타난다.

가벼운 은하일수록 외부의 영향을 받기 쉽고 반대로 무거운 이웃 은하일수록 다른 은하에게 쉽게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우선 3차원 분광 관측 자료를 통해 정확한 회전 방향을 측정할 수 있는 400여개 은하들을 분석했다.

3차원 분광 관측은 은하의 스펙트럼을 공간적으로 잘게 쪼개어 분석할 수 있게 해주는 최신 관측 기법이다.

천문연 광학천문본부 이준협 박사는 “지금까지는 은하가 놓여있는 다양한 환경에 따라 은하가 얼마나 빠르게 회전하는지에 초점을 둔 연구들이 많았고, 은하의 회전축과 회전 방향을 결정하는 요인에 관한 연구는 최근에서야 주목받는 연구 주제”라며 “은하의 회전 방향이 이웃 은하의 운동 방향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새로운 연구 성과를 내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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