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철 충남교육감 기자회견
일본인 교장 사진 철거 등
학교 내 일제 잔재 청산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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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에 게시된 일본인 교장 사진. 충남도교육청 제공
[충청투데이 김대환 기자] 충남도교육청이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학교 등 교육현장에 남아있는 일제 잔재 청산을 선언했다.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20일 도교육청에서 ‘학교 일제 잔재 청산을 통한 새로운 학교문화 운동’을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도내 학교에 걸려 있는 일본인 교장의 사진을 모두 떼어내 역사교육 자료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도교육청은 ‘미래 100년을 위한 새로운 학교문화 운동’의 일환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도내 713개 학교를 대상으로 일재 잔재와 관련한 전수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조사 결과 일제 강점기 일본인 교장 사진은 초등 23개교, 중학교 1개교, 고교 5개교 등 모두 29개 학교의 중앙현관이나 계단벽면, 복도 등에 전시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사진 중에는 일본도를 들고 있거나 군복을 입고 있는 등 일본 제국주의 색체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으며 재직기간이 해방이후인 1945년 10월인 학교장의 사진도 있었다.

또 23개교에서 김동진(3곡), 김성태(11곡), 이흥렬(6곡), 현제명(3곡) 등 친일경력자들이 교가를 작곡했고 '지원병을 보내며', '고향의 봄'을 작사한 이원수 등 또 다른 친일경력자 7명이 8개교에서 교가를 작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작곡을 기록한 김성태는 경성후생실내악단에 참여해 대일본의 노래를 지휘했으며 현제명은 1938년 친일 전향 성명을 발표하고 '후지산을 바라보며'를 작곡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광주학생운동 당시 징계 조항으로 쓰였던 ‘백지동맹’이나 ‘동맹휴학’ 등의 용어를 아직도 학생생활규정에 쓰고 있는 학교도 80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70%에 가까운 학교 교훈이 덕목 중심으로 돼 있었으며 이 가운데 일부 덕목은 일제 식민지배 이데올로기에 순종하는 것으로 인식될 만한 것도 있었다.

도교육청은 전수조사에서 발견된 내용에 대해 일본인 교장 사진 등은 즉각 철거하고 교가와 학생생활규정, 교훈 등은 학교 구성원들의 논의를 거쳐 폐기 또는 수정 절차에 들어가기로 했다.

김지철 교육감은 "일제 강점기 교장도 학교의 역사라는 주장도 있으나 교내에 사진을 게시하는 것은 누군가의 표상이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일본인 교장은 그 표상이 될 수 없다"며 3월 개학 전 철거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교가에 대해서는 학교 구성원들이 수정 또는 존속 여부를 결정하도록 권고하고 그 내용을 역사교육자료로 활용토록 했다”면서 “과거를 그대로 답습한 학생생활규정은 학교 구성원의 논의를 거쳐 즉각적인 수정을 하고 교훈은 학생 성장이 중심이 되는 미래지향적인내용으로 변경할 것을 권고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김 교육감은 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후학들에게 왜곡되지 않은 올바른 역사를 제대로 가르치기 위해 청산작업을 벌이겠다"고 강조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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