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시장 한산…상인들 한숨, 청탁금지법 여파 여전해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대전지역 화훼업계가 연중 최대 대목인 졸업식 특수에도 판매 불황이 지속되고 있어 울상이다.

경기 불황에 소비자는 주머니를 닫고 있는 데다 근래 들어 졸업식을 1~2월에 나눠 치르면서 준비해 둔 꽃을 제때 팔지 못해 이중고를 겪고 있다.

거래량이 감소한 만큼 대전지역 꽃시장은 한산한 모습이다. 끝 모를 경기침체와 꽃값 고공행진으로 꽃 소비자가 크게 줄었다. 꽃 상인 김난희(39·여) 씨는 “졸업식이 몰린 2월이면 줄을 서서 꽃을 팔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는데 올해는 다르다”면서 “더군다나 꽃값도 상승해 판매가 줄어들어 매출이 체감상 지난해의 절반 수준밖에 안 된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지난해 2월 대전과 충남지역 화훼 거래량은 36만 2841속으로 2017년 같은 달에 40만 9669속에 비해 약 11%(4만 6828속) 줄었다.

생화만을 취급하는 꽃 상인들은 더군다나 울상이다. 생화보다 오래 두고 볼 수 있는 프리저브드 플라워나 비누꽃이 인기를 끌면서 생화는 뒷전으로 밀려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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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다른 꽃 상인 박모(35·여) 씨는 “김영란법의 여파로 화분과 난의 판매가 저조한데 생화도 안 팔려 걱정”이라며 “트렌드가 재사용이 가능한 프리저브드 플라워나 비누꽃 등으로 바뀌면서 매출은 더욱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소매업체에 꽃을 납품하는 도매시장 상인도 졸업식 매출 감소의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는 학교 졸업식이 지난달에도 열려 졸업식 특수로 오른 꽃값 탓에 평소 고정 꽃 소비마저 줄면서 매출이 반 토막 났다.

이와 함께 졸업식 특수를 위해 준비해 둔 꽃이 판매되지 않아 꽃 폐기 비용까지 들고 있다.

꽃시장 도매시장 상인 김모(45) 씨는 “지난달에 세종지역 학교의 졸업식이 끝났고, 대전지역 졸업식이 1~2월 장기간 나눠서 치르다 보니 특수에 대비한 꽃값의 고공행진만 계속되고 있다”며 “높은 가격 탓에 평소 고정 꽃 소비마저 줄면서 매출이 반 토막 나고 팔리지 않은 꽃의 폐기처분 비용 등은 눈덩이처럼 늘고 있다”며 토로했다.

졸업식에 선물용으로 꽃을 주고받던 문화가 변화된 것도 매출 감소의 원인이다.

양윤석 유성구 화훼유통연합회장은 “졸업식을 하면 꽃을 선물하는 문화 자체가 많이 사라졌다”면서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졸업식에 꽃이 없으면 서운하다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요즘은 꽃보다는 현물을 선호하는 경향이 많아 매출이 갈수록 줄어들어 화훼농가마다 근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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