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건수 부풀리기 등 폭로 소장 "별개 기록…사실 아냐"

[충청투데이 나운규 기자] 대전지역 성폭력상담소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다고 밝힌 여성들이 상담소가 상담 건수를 부풀리고 피해자와 가해자의 합의에 개입했다는 내용을 폭로해 파문이 일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해당 상담소장도 이들의 주장에 반박하고 나서면서 진실게임 양상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대전 성폭력상담소의 비리를 밝히기 위한 시민모임’은 19일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한 피해자가 상담소에 전화하거나 질문할 때마다 상담 건수를 기록, 건수를 부풀렸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와 가해자의 합의에 개입하는 것은 물론 가해자에게 후원금을 강요했으며, 경력 3년 미만의 자원봉사자가 외부 강의를 통해 받은 강의료의 50%를 후원금으로 내도록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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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아이클릭아트 제공
이밖에도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강의 도중 소장이 자신을 성폭력 피해자라고 밝혀 수치심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피해자를 위한 심신회복캠프에 상근자(상담소 직원)의 가족을 함께 참가케 하고 소장의 지인도 불러 정부 지원금으로 펜션 대여료를 지급했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또 이같은 사실을 수도권 한 국회의원과 대전시의회 일부 시의원은 물론 대전시에도 제보하고 도움을 요청했지만 묵살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대전시에 제보했지만, 그 자료가 그대로 상담소로 전달됐다”며 “오늘 대전경찰청에 사문서 위조, 업무상 횡령 배임 등으로 고소·고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상담소 소장은 이들의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을 만나 모든 폭로 사실에 대해 일일이 반박했다. 이 소장은 “상담 피해자와 상담 건수는 별개로 집계된다. 시간과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같은 피해자라고 해도 상담 건수는 별개로 기록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심신회복캠프에 상근자 가족이 참여한 것은 주말에 아이를 혼자 둘 수 없어 데려온 것이고, 지인이라고 주장한 사람은 다른 상담소 소장”이라며 “시에 접수된 내용을 알게 된 것 또한 확인 과정에서 알게 된 것”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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