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내년 4월 치러지는 21대 총선 출마 의지를 거듭 시사했다. 충청대망론의 불씨가 여전히 살아있음을 밝히며 대권도전의사도 내비쳤다. 이 전 총리는 어제 지역 언론인 모임인 목요언론인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이완구 아니면 한국당 충청권 정치인들 중 비전을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있겠느냐"며 정치 재개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간담회 이후 지역 방문 일정을 소개하기도 했다. 보폭을 넓혀나가겠다는 것이다. 이 전 총리의 발언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전 총리가 정치권에 다시 등장하리라는 예상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지난달 29일 충남 천안에서 열린 자신의 팬클럽 '완사모(이완구를 사랑하는 모임) 창립 10주년 신년회' 참석은 그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총리직에서 물러난 2015년 4월 이후 처음 공식행사에 얼굴을 드러낸 것이다. 이 행사에 당권주자와 완사모 회원 등 600여명이 참석해 자신의 위상을 과시한 바 있다.

관심은 이 전 총리가 총선에서 승리하고, 대권가도로 이어갈 수 있을지에 모아진다. 출마 지역구로 여러 곳이 점쳐지고 있다. 이 전 총리는 본보와 가진 단독 인터뷰(1월 17일자)에서 대전, 세종, 충남 천안, 충남 홍성·예산 등 선거구 주민들로부터 출마 권유를 받고 있다는 말로 출마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에둘러 표현했다. 4개 지역구 모두 이 전 총리와 인연이 있는 곳이다. 어제 간담회에서도 비슷한 말이 오갔다.

충청대망론의 기저에는 충청홀대론이 도사리고 있다. 이 전 총리는 "요즘 충청도가 정치 지도에서 없어지는 느낌을 받는다"고 뼈있는 말을 했다. 충청대망론의 불씨를 살려야하는 이유이기도하다. 그렇다면 불쏘시개 역할은 누가 할 것인가. 이 전 총리는 "충청도에서도 자신을 포함한 그 누구라도 대권후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주의를 조장해서는 안 되겠지만 지역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치 자산, 정치세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의 과제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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