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선배 의장 “도익위해 협력”

[충청투데이 이민기 기자] 충북도와 충북도의회가 청주국제공항 활성화를 비롯한 대형 현안사업을 두고 '철벽공조' 체제를 구축했다는 평이 나온다. 다만 도의회가 매번 도 집행부를 뒤따라가는 제한된 의정활동에 그치고 있다는 시각도 상존하고 있다.

충북도와 도의회는 지난해 7월 임기 시작 이후 '맞손모드'다. 특히 하반기를 강타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발(發) KTX세종역 신설론에 빈틈없는 방어력을 발휘하는 등 지금껏 한 호흡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들어선 충북의 최대 숙원사업인 충북선철도 고속화(총 사업비 1조 5000억원)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이끌어 냈다. 이 뿐만이 아니다.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유치, 청주공항 거점항공사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 허가 등 당면한 대형사업을 두고도 손발을 맞추고 있다.

충북도가 선봉에서 진두지휘하고 도의회가 건의문과 특별위원회 구성 등을 통해 지원사격을 하고 있는 모양새다. 즉, 충북도(집행부)가 큰 틀에서 방향을 설정하면 도의회가 힘을 싣는 양상이다. 실제 도의회는 충북선철도 고속화 사업 지원 및 KTX오송역 활성화를 위한 특위를 구성했고, 청주공항을 모기지로 한 거점항공사 유치를 위해 충청권 '550만명'의 뜻이 담긴 4개 시·도 광역의회 의장단의 공동 건의문 발표를 주도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시종 지사가 민주당 소속이고, 도의회 역시 민주당 의원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소통이 이뤄지는 것 같다"고 했다. 의회는 총 32석 가운데 민주당이 무려 28석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충북의 각종 대형 현안에 대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집행부와 의회가 협력해 밀고 나가는 모습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도의회가 비판적인 목소리도 내면서 협력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충북도가 역점을 둔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유치와 관련해 청주 입지라는 '1차 계획'이 사실상 틀어졌음에도 당연한 결과로 받아 들이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는 우려가 기저에 깔려있다. 충북도는 낸드플래시 확대 생산으로 초점을 수정한 상태다.

도의회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입지를 공식 발표하기 전까지는 집행부와 힘을 합쳐 낸드플래시 등 반대급부를 받아 내는 게 먼저라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63만명의 대의기관인 만큼 도의회가 현안과 관련해 단순히 건의문만 내는 선이 아니라 청주시의회와 함께 '행동'에 나서는 한다는 주문도 있다. 다른 권역의 광역의회나 기초의회도 특정현안이 불거졌을 때 '수순밟기' 차원에서 건의문 발표를 하고 있는 게 배경이다.

특히 경북 구미는 지난달 30일 국가5산업단지에서 시·도민 3000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SK하이닉스 유치를 촉구했고, 앞서 정부의 예타면제 대상사업 발표를 앞두고 경기 포천 시민 1만 3000여명(주최측 추산)은 상경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런 행동의 원동력은 시·도의회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장선배 도의장은 충청투데이와의 신년인터뷰에서 "지사와 의장이 같은 당 소속이기 때문에 견제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충북의 도익에 부합하는 일은 협력하고, 그렇지 않으면 철저히 견제할 것"이라고 했다.

이민기 기자 mgpeace2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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