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대전은행동상점가 상인회장

지난해 대전 중구 은행동상점가상인회는 대전시와 코레일이 추진하는 대전역세권 개발사업에 인근 지역상인회와 함께 상생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그간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사업자공모 참여업체가 없어 10년 간 두 번이나 좌초되고 올해가 세 번째 도전이다. 대전역세권개발은 대전역 주변 부지에 상업시설과 환승센터를 확충해 대전의 숙원사업인 원도심 활성화를 목표로 하는 점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번에도 좌초된다면 대전역 가치는 물론, 도시경쟁력과 동구지역과 원도심 활성화에도 적잖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간주된다.

실제 그간 둔산지역과 서남부권 개발정책으로 원도심이 침체됐고 현재도 서구와 유성구에는 신세계사이언스콤플렉스와 용산동 현대아울렛과 구암동복합터미널부지 등 대규모 상업시설이 추진 중이며 완공될 때는 동서의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다.

원도심 인근 주민들은 옛 충남도청과 대전역사로 인해 주변의 발전이 이뤄지지 않아 수십 년 동안 재산상 피해를 봤지만, 옛 충남도청 이전부지 활용이 원도심 활성화의 시발점이라 기대하며 십 수 년을 기다려왔다. 이제는 대전역세권개발의 성공이 동서개발균형 격차를 해소할 복안이며 원도심 활성화의 시발점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이유들로 대전역세권개발은 대전시 전체의 균형발전과 도시재생의 시각과 장기적 안목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속도가 붙지않고 있다.

대전역세권개발사업의 핵심은 53층에 달하는 초고층 빌딩에 백화점이나 대형유통시설이 들어서 대전의 랜드마크로 불리며 수많은 유동인구가 역세권을 방문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유도하려는 것이다. 일부 시민단체가 우려하는 것처럼 대기업유통을 끌어들여 지역 상인들을 죽인다고 걱정하며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것도 타당성이 있다.

우리상인회는 유참골단의 심정으로 희생을 감수하고 더 멀리보고 대안과 상생방안도 마련해 대전역세권개발사업 상생협력 협약체결에 동참했다. 이번 협의 내용에 상생기금 50억 및 지역인재 80% 채용 등을 약속했고, 전통시장 및 상점가 활성화를 위해 상생협력위원회를 구성·운영키로 했다.

지역 상인들도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고 특성화된 콘텐츠 개발로 자생적 생존력을 키워야 할 각오를 마쳤지만 사업이 좌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정도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분위기다. 대전역세권개발은 코레일으로 이관해서는 안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대전시-상인연합회-코레일 모두가 상생협력을 바탕으로 함께 윈-윈(win-win)해야 한다.

이번에야말로 기필코 도시재생과 원도심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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