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이슈]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대전에 유통 공룡 입점이 다가오면서 지역 소상공인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대형유통업체가 입점할 경우 지역 소상공인들의 매출 타격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대전에 대기업 계열 대형 유통시설인 용산동 현대아웃렛과 신세계 사이언스콤플렉스가 속속 들어선다. 현대백화점그룹이 3000억원을 대덕테크노밸리 특별계획구역에 짓고 있는 현대아웃렛은 내년 오픈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해외 명품 등 250여 개 브랜드 매장과 호텔, 영화관, 컨벤션센터가 들어서 중부권 최고의 쇼핑 명소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신세계 사이언스콤플렉스는 2021년 오픈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축구장 40개 규모(27만여㎡)에 지하 4층, 지상 43층에 달하는 초대형 시설에는 백화점과 영화관, 아쿠아리움 등 문화 시설을 비롯해 200실 규모의 특급호텔도 짓는다.

대형유통업체의 입점을 두고 지역 소상공인들은 상권 잠식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가뜩이나 불경기와 소비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현대 아웃렛이나 신세계 콤플렉스 들어오면 지역 상권의 피해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고 호소한다.

지역 패션 아웃렛의 소상공인들은 내년에 현대아웃렛만 들어오더라도 더 버틸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슬라이드뉴스1-현대아울렛조감도.jpg
▲ 사진 = 현대아울렛 조감도
로데오타운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박모(40) 씨는 “우리 같은 소상공인들은 대형유통업체가 들어오면 사실상 쫓겨나는 것과 다름없어진다”며 “할인, 이벤트 행사 등을 진행하면 사람들이 다 그곳으로 몰리게 될 텐데 앞으로 어떻게 벌어 먹고살지 너무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지역 지하상가와 재래시장뿐만 아니라 인근 식당도 대형 유통업체 입점에 우려 섞인 눈길을 보내고 있다.

복합쇼핑몰 기능 강화로 고객들이 새롭게 지어지는 대형유통업체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면서 소상공인들의 걱정은 더욱더 깊어지고 있다.

영화관과 아쿠아리움 등 고객 흥미 제고를 위한 공간이 대폭 강화돼 쇼핑에 문화, 레저, 힐링 기능까지 더해져 고객을 끌어들이는 집객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관평동의 한 상인은 “현대 아웃렛 입점으로 인한 판매시설 확장으로 앞으로 반경 3㎞ 이내 소상공인들의 타격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대형유통업체 입점으로 내 판매시설 및 음식점 등이 많이 늘어나면 상권을 흡수해 대형유통업체와 소상공인의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상공인들은 지역 상생을 위해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유통업체의 매출은 지역에 재투자되지 않고 고스란히 서울 등지의 본사로 나가 버리지만, 소매점이 올린 매출은 다시 지역에서 재소비되고 상품의 매입도 지역유통업체들로부터 공급받는다”며 “대기업 유통업체의 입지가 크면 클수록 지역경제에는 악순환경제구조가 형성된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