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자격 없는 대의원 확인돼
관리책임 이사장 재선거 준비
사유화·비상식 시스템 도마위

[충청투데이 심형식 기자] <속보>= ‘현직불패’의 철옹성을 깨며 화제가 됐던 청주 미래새마을금고 임원선거가 무효처리 됐다. 선거관리의 책임이 있는 현 이사장이 이사장을 유지하면서 다시 선거를 준비하게 돼 새마을금고의 사유화, 비상식적인 시스템에 대한 논란에 불을 지피게 됐다.

미래새마을금고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4일 제14대 임원선거의 전부무효와 재선거를 공고했다. 이에 따라 15일 예정됐던 주재구 당선인의 취임은 취소됐다.이번 선거가 무효 처리 된 것은 선거 이후 양흥모 현 이사장의 이의제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양 이사장은 투표권을 가진 115명의 대의원 중 20명의 자격이 없다고 미래새마을금고 선거관리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했다. 새마을금고 대의원 선거규약에 따르면 ‘2년 이상 계속해 출자금, 예탁금, 적금 등 거래실적이 없는 자는 대의원이 될 수 없다’고 명시됐다.

20명이 대의원 선거 자역이 없다는 이의제기는 이를 위반했다며 이뤄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래새마을금고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를 검토한 후 새 이사장의 취임 전날인 14일 선거 무효를 선언했다.

김영회 미래새마을금고 선거관리위원장은 “선거 후 이의제기가 있었고 새마을금고 중앙회, 상당구선거관리위원회,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한 결과 문제가 있다고 해 선거를 무효화했다”고 밝혔다. 새마을금고 중앙회 충북지역본부 관계자도 “선거관리는 각 금고 선관위에서 해야 한다”며 “유권해석이 들어와 규정에 따라 해석을 해줬다”고 설명했다.

미래새마을금고의 임원선거가 무효 처리되면서 새마을금고 사유화 논란은 더욱 커지게 됐다. 새마을금고 선거관리위원은 이사장이 회장을 맡는 이사회에서 위촉한다. 현직 이사장의 영향력이 미치는 인사가 선거관리위원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미래새마을금고 선거관리위원장 역시 전 감사 출신으로 양흥모 이사장과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을 부채질하는 점은 이번 선거파행의 원인 제공을 현 이사장이 했다는데 있다. 선거인명부 관리 책임은 이사장과 선거관리위원회에 있다. 잘못된 선거인 명부를 바탕으로 선거가 진행됐고 당선인이 나왔는데, 선거무효로 인해 현 이사장의 임기가 연기된 모양새가 됐다.

선거인명부 오기가 밝혀진 시점도 의문점이다. 미래새마을금고는 임원선거 전 총회를 치렀다. 당시에는 아무 문제 없다가 현 이사장이 선거에서 패한 후 문제제기가 이뤄졌다.

미래새마을금고는 향후 대의원 선거를 다시 실시한 후 임원 재선거를 실시할 예정이다. 재선거 또한 현 이사장에게 유리한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향후 이사장 선거의 투표권을 가진 20명의 대의원 투표는 양 이사장 체제에서 치러지게 됐다. 새마을금고의 사유화 논란이 임원선거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을 이사장이 장악하면서 시작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정성도 미지수다.

주재구 당선인은 향후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주 당선인은 “선관위에서 진행하는 투표 절차에 따라 선거공고, 선거인 명부 확인 등 23일간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당선인 선포까지 이뤄졌는데 하루 아침에 무효가 됐다”며 “이사장을 비롯한 임직원의 중대한 잘못과 선거를 관리하는 선관위의 책임 회피로 발생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선거과정은 새마을금고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졸속 선거”라며 “출근투쟁을 하며 법적인 잘잘못을 따져보겠다”고 덧붙였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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