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방송 출연, 장학금 기탁 선행도…

▲ 한남대를 졸업하는 75세 '할아버지 래퍼' 임원철 씨. 한남대 제공
[충청투데이 윤희섭 기자] ‘할아버지 래퍼’ 임원철 씨가 75세의 나이로 학사학위를 받아 화제다.

14일 한남대에 따르면 1944년생 해방둥이 임원철 씨(대전 동구 가양동)가 15일 교내 성지관에서 열리는 2018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총장공로상을 수상한다. 임씨의 별명은 '할아버지 래퍼'다. 그는 한남대 랩 동아리(토네이도) 활동을 비롯해 각종 TV 방송에서 랩을 선보이며 화제를 불러모은 바 있다.

임씨는 학과 학생들과 처음 대면하는 오리엔테이션(OT) 시간에 랩으로 본인 소개를 하는 등 젊은이의 문화에 스며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에게 랩은 젊은 학우들과 이어주는 도구임과 동시에 외롭고 어려운 학업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됐다.

랩을 향한 임씨의 열정은 대단했다. 4년의 대학생활 동안 한남대 축제무대를 비롯해 케이블방송 Mnet의 '쇼미더머니5', '슈퍼인턴', KBS 생생정보통,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 MBC 파워매거진 등에 출연하는 등 종횡무진이었다.

임씨의 제2의 인생은 60대 중반부터 시작됐다. 17세부터 아버지와 함께 건축자재 생산업에 종사하며 앞 만보고 달려온 임씨는 65세 때 모든 사업을 내려놓고 못다한 공부를 하기 위해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인 대전 예지중·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이후 학업에 매진한 임씨는 중·고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2015학년도 수시모집 일반전형으로 한남대 도시부동산학과에 합격했다. 손주 나이의 학생들과 같이 15학번 새내기 대학생 생활이 시작됐다. 임씨는 건축자재 사업과 운동으로 달련된 건강한 신체와 랩을 통해 젊은 감각을 유지하며 4년간의 대학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 뿐 아니다. 임씨는 학교와 학우들을 위해 보람된 일을 하기로 결심하고 대학 4년간 매월 5만원씩 장학금을 기탁하는 선행을 베풀었다.

졸업을 앞둔 임씨의 다음 도전은 전국일주를 하며 자유여행을 하는 것이다. 임씨는 "중간고사 시간에 학우들이 쫓기며 시험지에 써내려가는 펜 소리가 내겐 희망의 연주곡처럼 들렸다"며 "세상은 도전하는 무대 같다. 남은여생을 보다 즐겁게 더 부딪쳐 보려한다"고 전했다.

한편 한남대는 이번 학위수여식에서 학사 1739명, 석사 226명, 박사 28명, 공개과정수료 44명 등 총 2037명을 배출한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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