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 전년보다 4.5% 상승
제조업 취업 10개월 연속 ↓
건설업·자영업도 타격 받아

▲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천623만2천명으로 작년 1월보다 1만9천명 증가했다. 실업률은 4.5%로 1년 전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1월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의 후폭풍이 있던 2010년(5.0%) 이후 가장 높다. 사진은 이날 서울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실업급요 관련 서류를 작성하는 시민의 모습. 연합뉴스
1월 고용 성적표에는 정부가 재정으로 지원하는 노인 일자리 사업에 따른 영향이 두드러지게 반영됐다.

사업 규모를 작년보다 4배 이상 늘려 조기 모집하면서 취업자 증가 폭이 마이너스에 빠질 가능성을 막았지만, 그간 일을 하지 않던 고령층의 구직활동을 촉발하면서 실업률을 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밀어 올린 것이다. 구조적 요인과 경기 둔화가 맞물리며 주력업종의 일자리 감소가 두드러진 점도 특징이다. 제조업 취업자 감소 폭이 커지고 건설업 취업자마저 30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30∼40대 취업자 감소 폭이 기록적으로 확대된 가운데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도 두 달 연속 감소 행진을 이어가는 등 자영업자들의 타격도 이어졌다.

◆작년보다 확대된 노인 일자리 사업… 실업률 끌어올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1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실업자 수는 122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20만4000명 늘었다. 실업자가 크게 늘면서 실업률은 1년 전보다 0.8%포인트 높은 4.5%까지 상승했다. 같은 달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2010년(5.0%) 이후 가장 높다.

지난달 실업 지표는 50대 이상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악화했다. 실업자 증가분 20만4000명 중 13만9000명이 60세 이상이었고 50대도 4만8000명을 차지했다. 50대 이상이 약 92%를 차지한 셈이다.

실업자가 급증하면서 60세 이상 실업률은 1년 전보다 2.8%포인트나 높은 7.4%까지 치솟았다. 2010년 2월(3.9%포인트)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50대 실업률은 2.9%로 같은 기간 0.7%포인트 오르면서 오름폭이 60세 이상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여기에는 지난달 시작된 노인 일자리 사업의 영향이 컸다는 것이 정부의 분석이다. 지난달 시작된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지금까지 14만명이 채용됐다. 올해 채용 계획은 18만명으로 지난해(4만명)의 4배가 넘는다.

통상 고용동향 조사기간에 공무원 시험이나 재정 일자리 사업 등 대규모 채용 이벤트가 있으면 경제활동인구가 급증하면서 실업률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일하지 않고 쉬던 노인이나 학생 등이 취업 시장에 뛰어들게 되면 일자리를 구하는 데 성공한 일부 취업자를 제외한 나머지가 대거 실업자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인구 대비 경제활동인구를 뜻하는 경제활동 참가율을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은 38.9%로 1년 전보다 1.8%포인트나 상승했다. 그만큼 지난달 60세 이상 구직자가 인구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었다는 뜻이다.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8.9%로 9%에 육박했지만, 상승 폭(0.2%포인트)은 중장년층에 비교해 작았다. 40대 실업률은 2.6%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 상승했고 30대는 0.1%포인트 하락한 3.0%였다. 기재부 관계자는 "다음 달 노인 일자리 요인이 사라지면 실업 지표가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부진에 제조업 취업자 감소폭 확대·건설업도 마이너스 전환

지난달에는 제조업 취업자 감소 폭이 확대된 데다 건설업 취업자까지 마이너스로 전환하면서 주력업종에 타격이 확산했다. 자영업자도 타격을 입었다.

지난달 취업자 수가 줄어든 업종은 제조업(-17만명),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7만6000명), 도매 및 소매업(-6만7000명), 숙박 및 음식점업(-4만명) 등이다. 예술 스포츠 여가 관련 서비스업(-2만3000명), 건설업(-1만9000명)과 공공행정 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1만9000명) 취업자도 감소했다.

특히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는 17만명 감소해 2017년 1월 이후 2년 만에 최대폭 줄어들었다. 이로써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해 4월부터 10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전자부품과 전기장비 제조업에서 취업자 감소 폭이 확대됐는데, (최근 경기가 악화하고 있는) 반도체 산업 비중이 커서 그런 것으로 보인다"면서 "반도체 완성품은 전자부품 제조업으로 분류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건설업 취업자는 1만9000명 줄었다. 2016년 7월에 7000명 감소한 후 30개월 만에 전년 같은 달 대비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건설 기성 지표가 악화하는 가운데 종합건설 쪽에서 취업자 감소세를 이끌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연령대별로는 지난달 30대와 40대 취업자가 전년 대비 각각 12만6000명, 16만6000명 급감했다. 30대 취업자는 2009년 12월(-15만1000명), 40대는 1991년 12월(-25만9000명) 이후 각각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여기에는 이 연령대의 인구 감소 영향이 컸다. 1월 기준 30대와 40대 인구의 전년 동월 대비 감소폭은 각각 11만2천명, 13만7천명이다.

자영업자들의 타격도 이어졌다. 지난달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4만9000명,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만2000명이 각각 줄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지난해 10월 14개월 만에 감소(-4000명)로 전환한 이후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가 12월(-2만6000명)에 이어 2개월째 감소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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