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마지막 신호 보낸 뒤 내일 새벽 공식 브리핑

▲ [NASA/JPL-Caltech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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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지 폭풍은 5월 30일 시작됐으며 3개월 가량 계속 됐다. 먼지폭풍이 시작되기 전(왼쪽)과 후 이미지  [NASA 제공]
▲ 먼지 폭풍은 5월 30일 시작됐으며 3개월 가량 계속 됐다. 먼지폭풍이 시작되기 전(왼쪽)과 후 이미지 [NASA 제공]
8개월째 두절 화성 탐사선 오퍼튜니티호 곧 사망 선고

NASA, 마지막 신호 보낸 뒤 내일 새벽 공식 브리핑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화성의 먼지 폭풍이 휩싸인 뒤 8개월째 연락이 두절된 탐사 로버 '오퍼튜니티(Opportunity)'에 대해 곧 사망선고가 내려질 예정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13일 오전 11시(이하 미국 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의 제트추진연구소(JPL)에서 짐 브라이든스틴 NASA 국장과 오퍼튜니티 운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언론브리핑을 갖는다고 밝혔다.

NASA는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이 브리핑에 앞서 12일 밤 오퍼튜니티와 마지막 교신 시도를 할 예정이어서 공식적 사망 선고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오퍼튜니티는 수십년 사이 최악의 먼지 폭풍이 화성 전체를 휘감고 수개월째 계속되면서 지난해 6월 10일 교신을 끝으로 연락이 끊긴 상태다. 먼지폭풍으로 태양광 충전이 어려워 동력 사용량을 줄이려고 동면에 들었으나 이후 영영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NASA는 먼지 폭풍이 가라앉은 뒤 1천여회 이상 복귀 명령 신호를 보냈으나 오퍼튜니티로부터는 아무런 응답이 없다.

당초 45일간만 적극적인 교신 신호를 보낸 뒤 응답이 없으면 단념할 계획이었으나, 오퍼튜니티호를 살려야 한다는 미국내 우호적 여론과 화성의 바람이 오퍼튜니티의 태양광 패널에 쌓인 먼지를 쓸어내 다시 충전이 이뤄지면 기사회생 할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으로 교신 노력을 계속해 왔다.

골프 전동카트 크기의 오퍼튜니티호는 지난 2003년 케이프 커내버럴 기지에서 발사돼 2004년 1월 24일 화성에 도착했다.

당초 90일간 1천야드(914m)를 이동하도록 설계됐으나 수명이 계속 연장되며 탐사임무를 수행해 지난해 '인내의 계곡(Perseverance Valley)'에서 먼지 폭풍이 가라앉기를 기다리며 동면에 들 때까지 15년간 활동하며 약 45㎞를 이동했다.

오퍼튜니티는 이런 탐사임무를 통해 화성에 물이 흘렀던 곳에 대한 지질 기록을 제공하고, 고대 생물의 존재를 뒷받침할 수도 있는 조건을 제시하는 업적을 남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쌍둥이 로버 '스피릿'은 오퍼튜니티보다 훨씬 앞선 지난 2011년 모래에 빠진 뒤 교신이 끊어져 1년만에 사망이 선고됐다.

화성탐사 로버(MER) 프로젝트 책임자인 존 칼라스 박사는 AP통신과의 회견에서 오퍼튜니티호에 작별을 고하는 것이 스피릿호 때보다 쉬운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떠나보낸 뒤 그리워하는 사랑하는 사람같다"면서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날 것이라는 희망을 계속 갖지만 하루하루 지나면서 그런 희망은 줄어들고, 어느 시점에서는 '이젠 그만하자'며 당신의 삶으로 돌아가게 된다"고 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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