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사금고 전락’ 새마을금고 … 개선 방안은
연봉 1억3천에 추진비 5천만원, 임기만료 정관변경 상근이사로
결혼 여직원 상황열악이유 사직, 시대착오적인 경영방식 도마위
아들 고속승진도 “이례적” 지적

<글 싣는 순서>
1. 이사장이 주인인 서민금고

2. 허술한 체계·비민주적 선거
3. 회원 직접선거로 개정해야 

[충청투데이 심형식 기자] 새마을금고는 신용협동조합과 함께 서민을 위한 대표적 금융기관이다. 국민의 자주적인 협동 조직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고유의 상부상조 정신에 입각해 자금의 조성과 이용, 회원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의 향상, 지역사회 개발을 통한 건전한 국민정신의 함양과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새마을금고는 특유의 폐쇄성, 시스템의 허점 등으로 ‘이사장의 사금고’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충청투데이는 청주 지역을 중심으로 3회에 걸쳐 새마을금고의 문제사례와 그 원인, 대안 등을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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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청주 상당구 지역의 한 새마을금고 A 이사장의 임기는 이달 종료된다. A 이사장은 올해로 20년간 이사장으로 재직해 왔다. 임기 종료를 한달여 앞둔 지난달 11일 이 새마을금고는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정관을 변경했다. 정관변경을 통해 10여년간 공석이던 상근이사를 새로 만들었다. 그리고 같은달 23일 A 이사장은 이사회에서 상근이사 후보로 추대됐다.

새 이사장 후보는 A 이사장의 밑에서 임원을 맡았던 이다. A 이사장이 상근이사로 당선되면 이 새마을금고의 실권자가 누가 될지는 불 보듯 뻔하다.

A 이사장이 이 새마을금고의 성장에 기여했다는 점은 인정을 받는다. 하지만 20년 간의 이사장에 이어 상근이사로 그 권한(?)을 유지하려는 점에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A 이사장의 시대착오적 경영방식도 도마위에 올랐다. 최근까지도 이 새마을금고의 여직원들은 결혼과 동시에 사직해야 했다. 새마을금고의 상황이 열악해 대체인력을 뽑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그럼에도 A 이사장은 1억 3000만원의 연봉과 연간 5000만원의 업무추진비를 받았다.

A 이사장의 아들이 이 새마을금고에서 근무하는 것도 논란거리다. A 이사장의 아들은 다른 직원에 비해 고속승진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이사장은 “정상적인 절차로 들어왔고 승진했다”고 항변했지만 A 이사장의 아들과 같은 승진속도는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충청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상근이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던 A 이사장은 이사회에서 상근이사로 추대됐다. A 이사장은 이에 대해 “본인이 참석하지 않은 이사회에서 본인의 뜻을 묻지 않고 추대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랬던 A 이사장은 최근 총회를 앞두고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A 이사장은 “이사장과 상근이사는 누구를 뽑으면 되는지 알지?”라며 적극적인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이사장은 이 같은 행태를 지적한 충청투데이의 보도에 대해서는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일부 언론에 보도된 대로 저를 위한 정관변경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고 설명하고 있다.

A 이사장의 메시지는 허위사실 유포 논란으로 이어졌다. A 이사장은 “초창기 저의 급여를 8년간 반납하면서 적자금고를 자산 3060억원의 재무구조를 가진 충북 최고의 금고로 성장시켰다”고 명시했다. 일부 대의원이 허위사실이라고 지적하자 A 이사장은 “8년간 급여를 반납했다는 표현은 20년 전 당시 금고가 열악해 영업비를 쓸 돈이 없어 당시 150만원의 급여를 차량운행비, 금고경비로 사용했다”며 “적자금고는 자산 400억원의 열악한 재무구조 탓에 돈이 없어 인재등용을 할 수 없던 열악한 상황을 표현한 것”이라는 해명 메시지를 재차 보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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