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폐지된 ‘천안사랑상품권’
충남도·소상공인 등 필요성 제기
市 “타 지역 발행 사례 참조할 것”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천안시가 2014년 폐지했던 지역 화폐를 발행하는 것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충남도가 각 시·군에 지역화폐 발행을 장려하고 있는데다 지역 소상공인단체와 시의회에서도 발행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시에 따르면 시는 지역 내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2005년부터 ‘천안사랑 상품권’을 발행했다. 이후 ‘천안사랑 상품권’은 2006년 9448만 원의 판매를 시작으로 2007년 1억8014만 원, 2008년 2억 3280만 원, 2009년 3억3049만 원 등 증가 추세를 보였다. 시는 10년간 총 20억 원 규모로 상품권을 발행했다.

‘천안사랑 상품권’은 전통시장 등에서 사용 가능한 지역화폐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상품권 판매는 2009년부터 급격한 감소 추세를 보였다. 지역화폐와 달리 전국적으로 사용 가능한 ‘온누리 상품권’이 2009년부터 활성화되면서다.

결국 시는 2014년 ‘천안사랑 상품권’ 발행을 중단했다. 현재 충남 도내 15개 시·군 가운데 지역화폐(지역상품권) 발행계획이 없는 곳은 천안시와 보령시가 유일하다. 양 시를 제외한 도내 다른 시·군의 지역화폐 발행 규모는 2016년 65억 4000만 원에서 2018년 9월 기준 82억 1500만 원으로 증가했다.

충남도도 각 시·군의 지역화폐 발행을 장려하고 있다. 도는 지역화폐 발행을 15개 모든 시·군으로 확대해 도내 지역화폐 발행 규모를 2022년까지 500억 원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지류 상품권과 모바일 상품권 형태의 지역화폐 발행 활성화를 위해 지역화폐 발행 시·군에 운영비 30%를 도비로 보조한다는 계획이다.

경기도는 핵심 정책으로 2019년부터 도내 전 시·군에서 지역화폐를 발행한다. 지역화폐가 소비를 해당 지역에 묶어둘 수 있는 만큼 지역의 소상공인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된다는 정책적 판단에서다.

여기에 지역 소상공인 단체에서도 지역화폐 발행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천안소상공인연합회 김효열 공동대표는 “지역화폐는 소득이나 소비의 역외유출을 막고 지역 소상공인에게 도움을 준다”면서 “실효성과 활용도를 높일 방안을 찾는다면 천안사랑 상품권의 실패 사례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천안시의회 권오중 의원도 지난해 12월 시의회 5분 발언을 통해 지역화폐 발행의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지역화폐와 온누리 상품권의 중복성도 있는 만큼 타 지역 발행 사례 등을 참조해 지역화폐 발행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