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차단 방역에 허점 우려…일부는 방역 후 행사 개최
"전염병 때문에 세시풍속 명맥 끊길라" 푸념도

▲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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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직격탄 맞은 정월대보름 행사, 줄줄이 취소·축소·연기

지자체, 차단 방역에 허점 우려…일부는 방역 후 행사 개최

"전염병 때문에 세시풍속 명맥 끊길라" 푸념도

(전국종합=연합뉴스) 구제역이 올 겨울 들어 2년 만에 다시 발생하면서 전국 곳곳의 정월 대보름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거나 축소되고 있다.

구제역이 열흘 넘게 잠잠한 상황이지만, 정월 대보름 때 인파가 몰리면서 차단 방역에 빈틈이 생기면 재발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2월 조류 인플루엔자(AI)가 터지면서 정월 대보름 행사를 열지 못했던 자치단체들은 가축 전염병 때문에 세시풍속의 명맥이 끊기는 것 아니냐는 푸념도 토로한다.

12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구제역은 지난달 28∼29일 경기 안성의 2개 농장과 지난달 31일 충북 충주의 1개 농장에서 확진 판정된 이후 현재까지 추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소·돼지 등 우제류 사육 농가가 많은 자치단체는 구제역 재발을 우려, 정월 대보름 행사를 취소·축소하거나 연기했다.

안성시의 경우 정월 대보름 행사를 매년 열어온 것은 아니지만, 그 불똥이 인근 자치단체로 튀었다.

안성과 인접한 평택시·이천시는 구제역 확산 방지 차원에서 대규모 정월 대보름 행사를 모두 취소했다.

경기 파주문화원이 계획한 통일 연날리기와 고양문화원 주관 정월 대보름 행사도 취소됐다.

안성에 이어 구제역이 확진된 충주에서는 지역 예술단체인 '몰개'가 오는 17일 남한강 목계강변에서 풍물 판굿과 달집태우기 등을 할 예정이었으나 취소했다.

지난해에는 AI 탓에 대보름 행사를 취소했는데, 올해에는 구제역 여파로 행사를 열지 못하게 됐다.

인근 제천시 금성면 주민자치위원회도 오는 19일 열기로 했던 행사를 취소했다.

경기 안성과 인접한 충북 진천은 물론 음성, 괴산, 증평에서도 대보름 행사가 열리지 않는다.

강원도 속초시는 오는 19일 엑스포상징탑 광장에서 계획된 민속놀이 한마당을 취소했고 동해시도 같은 결정을 내렸다.

양구군은 '국토 정중앙 달맞이 축제' 개최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으며, 광주 남구는 16∼18일 열 제37회 고싸움놀이를 다음 달 30∼31일로 연기했고, 광주 시립민족박물관은 오는 16일로 계획한 '2019 빛고을 정월 대보름 한마당' 행사를 취소했다.

광주 북구는 16∼19일 달집태우기, 쥐불놀이 등의 행사를 일부 취소했다.

대규모의 양돈 단지가 있는 충남 홍성군은 오는 18일 홍주읍성 일원에서 열 민속 한마당 행사를 취소했고, 아산시는 정월 대보름 행사를 취소하거나 규모를 축소하기로 했다.

대전 서구의 흑석산성문화제는 취소됐다.

전북 순창군도 공공기관 주관 행사를 모두 취소했다.

경북 청도군과 김천시, 영천시는 대보름 행사를 취소했고, 구미시는 금오산 잔디광장과 낙동강 체육광장 일원에서 열 민속문화축제 규모를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소독시설을 충분히 설치한 후 정월 대보름 행사를 열기로 한 자치단체도 있다.

매년 오산천에서 정월 대보름 큰잔치를 대규모로 개최해 온 경기 오산시는 오는 16일 예정대로 이 축제를 열기로 했으나 곳곳에 소독판을 설치하는 등 차단 방역에 온 힘을 쏟기로 했다.

충북 옥천군의 6개 읍·면은 오는 18∼19일 지역별로 달집태우기, 다리밟기, 안녕 기원제 등을 열기로 했고, 영동군은 오는 19일 영동천 둔치에서 풍년기원제 및 달집태우기를 연다.

다만 충북 도내에서 2번째로 소 사육두수가 많은 보은군은 이번 주 중반까지 구제역 상황을 지켜본 뒤 정월대보름 행사 개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고성식, 김동민, 노승혁, 박영서, 박주영, 백도인, 심규석, 이승형, 장아름, 장영은, 최은지, 최해민 기자)

k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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